(조선일보 2019.03.02 백영옥 소설가)
어떻게 살고 싶은가.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 대부분의 사람이 답으로 '행복'을 손꼽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행복에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덕분에 "저는 행복보다 주어진 삶에 만족하고 싶어요"라고 말하거나, "저는 행복을 바라보기보다
고요한 삶을 누리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굿 라이프'의 저자 최인철은 이것이 "저는 도형은 싫어하지만 삼각형은 좋아해요"라는
말처럼 모순된다고 얘기한다. 삶에 대한 만족이 행복의 중요 요소이고 삶의 고요를 경험하는
자체가 행복한 상태인데도 사람들이 이것을 서로 다른 것처럼 여기고 행복을 경계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쉽게 '돈이 있으면, 건강하면, 집만 사면, 시험에만 합격하면' 행복해질 거라 믿는다.
하지만 돈이 있고, 건강하고, 직업이 있는 건 행복의 조건이다.
우리는 종종 행복과 행복의 조건을 혼동해 생각한다.
자유와 여유 혹은 자유와 안정이 비슷한 듯 보이지만 다른 층위의 얘기인 것처럼 말이다.
무엇보다 우리가 쉽게 간과하는 것은 행복을 너무 마음의 문제로만 규정해 외부 환경 문제에 소홀하기 쉽다는 것이다.
서피스에겐 당신이 필요하다
"어떤 음식을 먹더라도 감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초부터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것이
중요한 것과 같은 이치다. 누구를 만나든 즐거운 마음으로 만나려고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처음부터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중요하고, 지루한 일도 기쁘게 할 수 있는 마음의 비결을 발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처음부터 즐거운 일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이어트를 하고 싶다면 애초에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을 냉장고에 넣어두면 안 된다.
의지력은 자꾸 쓰면 고갈되는 자원이기 때문이다. 건강해지고 싶다면 나쁜 음식을 멀리해야 하는 것처럼
행복해지고 싶다면 '피할 수 있는 불행'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의 말대로 행복 심리학은 본질적으로 불행 심리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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