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년이 되면서 그리워지는 것들
색깔 진한 사람보다는 항상 챙겨주는 은근한 친구의 눈웃음을 더 그리워하며,
바보같이 우울할 때면 그 친구의 눈웃음이 그리워 전화를 합니다.
눈만 뜨면 만나지 못해도 늘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지 확인하기 좋아하고,
늘 사랑한다 좋아 한다 말을 못 해도 그것이 사랑이라는 걸 우리는 압니다.
우울한 날은 괜스레 술 한잔 나누고 싶어하며 할 이야기도 별로 없으면서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합니다.
말 없는 술 한잔에서도 좋아하는 건지 사랑하는 건지 읽을 수 있고,
물어 보지 않을 수도 있으며 말할 수도 있고, 감출 수도 있으며 모르는 척 그냥 넘어갈 수도 있고 아는 척하고 달릴 줄도 압니다.
참을 줄도 알고 숨길 줄도 알며 모든 것들을 알면서 은근히 숨겨줄 줄도 압니다.
중년이 되면 이런 것들을 더 그리워합니다.
마음이든, 물건이든 남에게 주어 나를 비우면 그 비운 만큼 반드시 채워집니다.
남에게 좋은 것을 주면 준 만큼 더 좋은 것이 나에게 채워집니다.
좋은 말을 하면 할수록 더 좋은 말이 떠오릅니다.
좋은 글을 쓰면 쓸수록 그만큼 더 좋은 글이 나옵니다.
그러나 눈앞의 아쉬움 때문에 그냥 쌓아 두었다가는 상하거나 쓸 시기를 놓쳐 무용지물이 되고 맙니다.
좋은 말이 있어도 쓰지 않으면 그 말은 망각 속으로 사라지고 더 이상 좋은 말은 떠오르지 않습니다.
나중에 할 말이 없어 질까 두려워 말을 아끼고 참으면 점점 벙어리가 됩니다.
우리의 마음은 샘물과 같아서 퍼내면 퍼낸 만큼 고이게 마련입니다.
나쁜 것을 퍼서 남에게 주면 더 나쁜 것이 쌓이고, 좋은 것을 퍼서 남에게 주면 더 좋은 것이 쌓입니다.
참 신기합니다. 그냥 쌓이는 게 아니라 샘솟듯 솟아 나서 우리 마음을 가득 채우니 말입니다.
가난이 두렵다고 과도한 재물을 탐하지 말 것이며, 부자의 있음을 비방하여 자신의 무능을 비호하지 말아야 합니다.
차고 넘치면, 비우면 가득하다는 진실을 생각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 좋은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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