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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뛰는 맥박' 방치했다간… 뇌경색·치매 올 수도

바람아님 2019. 12. 9. 07:51

헬스조선 2019.12.06 09:24

['맥박 발작' 자가 진단법]

1분 60~100회 벗어나면 비정상… 서맥·빈맥 등 수시로 체크해야
불규칙 박동 땐 혈전 생겨

맥박(脈搏)도 발작한다. 정상적인 심장박동은 1분당 60~100회다. 이보다 적거나 많다면 심장이 '적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봐야 한다. 엇박으로 뛰거나, 순간적으로 멈추기도 한다. 가끔씩 맥박을 살펴 '이상 맥박'의 징후를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 간단하지만, 뇌경색·치매·심실세동 등 치명적 질병을 막는 길이다.

◇맥박, 휴식 상태에서 1분 측정

맥박은 안정을 취한 상태에서 손목의 주름진 곳인 '요골동맥'〈사진〉에 검지와 중지를 댄 다음 1분 동안 숫자를 세면 된다. 고려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노승영 교수는 "이상 맥박 증상은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발작성'이 많기 때문에 맥박을 최대한 자주 점검하는 게 좋다"며 "정상 범위에서 크게 벗어났다면 병원에서 심전도검사 같은 전문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기기로 쉽게 측정하는 방법도 있다.

맥박 종류 그래픽
/그래픽=김하경,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빈맥 - 돌연사 위험

맥박을 쟀을 때 분당 110회 이상 뛰는 '빈맥'이라면 돌연사 위험이 있다. 온몸에 혈액을 보내는 '심실'에 문제가 생기면 혈액순환이 방해받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심장은 더 분주히 움직이면서 맥박이 빨라진다. 이러한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면, 심실 손상이 심해져 심실빈맥, 심실세동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두 질환은 심장마비를 불러 돌연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김성환 교수는 "심장으로의 혈액공급을 감소시키는 고혈압, 당뇨, 과체중 등 대사증후군이 빈맥을 유발한다"며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유전성 빈맥'은 심장영상, 초음파검사에서도 발견되지 않으므로 가족력이 있다면 '삽입협 제세동기'를 달고 다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맥 - 무기력·실신 주의

심장이 분당 40~45회 미만으로 뛰는 '서맥'은 노년층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서맥이 있으면 온몸에 피가 제대로 돌지 않아 기립성 저혈압, 무기력, 실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성환 교수는 "이때 넘어지면서 낙상을 입는 사람이 많다"며 "맥박을 점검했을 때 서맥이라면 일어날 때 천천히 일어나는 등 일상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맥은 전기신호를 만드는 심장기능이 떨어지는 '심장 노화'가 주요 원인이다. 맥박을 느리게 만드는 고혈압약을 먹는 사람도 서맥이 나타날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엄재선 교수는 "실신, 어지럼증 등 증상이 심한 서맥이라면 심장 박동을 돕는 심박동기를 삽입해야 한다"며 "서맥은 생활습관으로 개선할 수가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진료와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방세동 - 뇌경색·치매 유발

맥박이 '뚜-뚜뚜-뚜뚜뚜뚜-뚜뚜'처럼 불규칙하게 뛴다면 심장이 파르르 떨리는 '심방세동' 상태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이지현 교수는 "피가 심장에 고이도록 만드는 심방세동은 혈전(피떡)을 형성한다"고 말했다. 심방세동으로 인해 만들어진 혈전은 심장혈관, 뇌혈관을 침범할 위험이 크다. 실제로 심방세동은 혈관성 치매 위험을 2배, 뇌경색 위험을 5배로 높인다. 이지현 교수는 "심방세동 환자가 피를 묽게 만드는 항응고치료를 받으면 뇌경색 위험이 일반인만큼 낮아진다"고 말했다.

심방세동도 노화가 주로 일으키는데, 실제로 80대 이상 5명 중 1명이 심방세동을 앓고 있다(대한부정맥학회). 음주도 주요 원인이다. 고려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최종일 교수팀이 심방세동 환자 20만명을 연구한 결과, 술을 자주 마실수록 심방세동 위험이 40%로 증가했다. 노승영 교수는 "자주 술을 마시는 사람이 폭음하는 사람보다 심방세동 위험이 높다"며 "음주로 인한 심방세동은 젊은층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음주량뿐 아니라 횟수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기외수축 - 호흡곤란·흉통 우려

심장박동이 갑자기 멈췄다가 다시 뛰는 등 엇박자 맥박이라면 '기외수축(조기박동)' 상태다. 심장이 덜컥하거나 쿵 내려앉는 듯한 느낌이 들며 호흡곤란, 흉통 등이 나타난다. 기외수축은 과로, 급작스러운 환경 변화 등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나타난다. 엄재선 교수는 "심장질환이 없는 건강한 상태면 기외수축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며 "하지만 증상이 너무 심하거나, 심장기능이 약한 고령자, 심장판막증 및 협심증을 앓는 사람이라면 기외수축으로 심장기능이 손상될 수 있어 전문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외수축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을 규칙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엄재선 교수는 "기외수축은 스트레스와 연관 있는 만큼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