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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초점] 피트도 스콜세지도..'기생충'에 푹 빠진 할리우드/'기생충'의 기이한 역주행..美서 4달째 상영관 증가

바람아님 2020. 2. 2. 09:06

[N초점] 피트도 스콜세지도..'기생충'에 푹 빠진 할리우드

뉴스1 2020.02.01. 07:00
배우조합상 시상식에서 앙상블상을 수상한 후 기쁨에 환호하는 '기생충' 주연 배우들. © AFP=뉴스1

 할리우드도 '기생충'에 빠진걸까. 오스카 시상식을 불과 열흘 남짓 남긴 지금 외신에서도 '패러사이트'('기생충'의 영제, Parasite)와 디렉터 봉(Director Bong)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봉준호 감독과의 친분을 자랑하고, 샤를리즈 테론은 '기생충'의 주인공 박소담의 팬을 자처한다. 영화를 보고 난 감독 및 배우들은 자신의 SNS를 통해 '기생충'에 대해 극찬하고 많은 이들이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을 확신하고 있는 분위기다.


◇시상식 휩쓸다…남은 건 아카데미

'기생충'의 첫 기록은 지난해 5월 열린 제7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이다. 부자 가족과 가난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세계적 화두인 빈부격차를 소재로 해 우리와 문화가 다른 서구권 관객들과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수상은 한국영화 100년을 기념하는 해에 이러난 '사건'이라 더욱 의미있게 받아들여졌고, 한국 최초의 기록이라는 점에서도 특별했다.


하지만 황금종려상은 단지 시작일 뿐이었다. 이 영화는 호주의 제66회 시드니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았고, 지난해 연말부터 제91회 전미비평가위원회 외국어영화상, 뉴욕비평가협회상 외국어영화상, LA영화비평가협회상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등을 받았다. 올 들어서는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받았고, 제26회 미국배우조합상(SAG)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에 해당하는 앙상블상도 수상했다. 그리고 이 시상식 수상 행렬의 절정에 미국 최고의 시상식인 아카데미 시상식이 있다.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로 이름을 올린 부문은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미술상, 편집상, 국제극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까지 6개 부문이며 국제극영화상과 각본상 수상이 유력하다고 점쳐지고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배급사 NEON 트위터 © 뉴스1

◇거장&스타들의 애정 코멘트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를 중심으로 '기생충'의 스태프 및 배우들은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할리우드 여러 영화인들과 관계를 쌓아가고 있다. '기생충'의 수상이 시상식 투표권을 갖고 있는 8469명 회원들의 투표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여러 행사들이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봉준호 감독과 할리우드 거장의 만남이 이뤄지고 이는 외신 기사를 통해 알려지고 있다.


미국 매체 인디와이어는 지난 1월28일(현지시간) 봉준호 감독이 오스카 오찬의 최고 스타였다고 밝히면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봉 감독과 5~6번의 식사를 했다고 자랑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써 눈길을 끌었다. 그뿐 아니라 할리우드 톱스타 브래드 피트가 송강호의 손을 잡고 웃고 있는 사진은 지난달 초에 큰 화제가 됐고, 샤를리즈 테론이 직접 박소담이 올린 게시물에 찾아와 댓글을 남기며 팬을 자처한 것 역시 놀라움을 줬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1월초 진행한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가장 좋아하는 오스카 경쟁작으로 '기생충'을 꼽았고, 마틴 스콜세지 '아이리시맨'의 주연이자 전설적인 배우 알 파치노는 '기생충'에 대해 "나를 흔들어놓은 영화"라고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이자 코미디언인 크리스 록은 자신의 SNS에 "평생을 해온 질문에 답을 주는 영화"라고 감탄했고, 명품 연기로 유명한 배우 토니 콜레트 역시 "내 마음을 흔들었다"고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소담 인스타그램 캡처 © 뉴스1

◇'봉 하이브'와 '기생충' '밈'의 대유행

봉준호 감독의 팬덤을 '봉 하이브'라고 부른다. 북미 관객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봉 하이브'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서 활동하며 '기생충' 뿐 아니라 봉준호 감독의 전작들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생충'에 열광하는 이들은 이처럼 영화 전문가들 뿐만이 아니다. 국적 관계없이 영화에 대해 애정을 표하는 일반 관객들은 온라인상 여러 종류의 '밈'(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퍼져나가 유행을 하는 콘텐츠)을 생산해내고 즐긴다.


대표적인 밈이 '제시카 송'이다. 극중 기정(박소담 분)이 오빠 기우(최우식 분)와 함께 신분을 속이고 박사장의 집앞에서 부른 '제시카 송'은 짧은 영상으로 편집돼 SNS를 타고 유행했고, 이 같은 인기에 북미 배급사 네온은 박소담이 직접 다시 부른 '제시카송' 영상을 공식 SNS에 올리는 팬서비스를 하기도 했다. 더불어 유튜브에는 '기생충'의 내용을 해석하는 여러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상영관 확장…상영관 수 '껑충'

지난해 10월11일 미국 3개 관에서 상영을 시작한 '기생충'은 개봉 111일째를 맞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무려 1060개관에서 상영 중이다. 북미 흥행 수익은 3156만7648달러(약 376억 4442만원)이며, 북미를 포함한 전세계 흥행 수익은 1억6145만 7670달러(약 1925억3827만원)를 기록했다.


상영관 확장은 '오스카 레이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13일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가 발표되고 난 주 주말인 1월17일부터 급격하게 극장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16일까지 345개관에서 상영됐던 '기생충'은 다음날인 17일부터 843개관에서 상영됐고, 24일부터 1060개관으로 늘어났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는 미국에 체류, 각종 시상식 및 행사들에 참여해 영화를 홍보하고 있다.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4대 조합상 시상식에서 좋은 성적을 보이면서 이 영화의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가능성도 더욱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를 발생시켰다.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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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의 기이한 역주행..美서 4달째 상영관 증가

매일경제 2020.01.31. 11:09

북미 매출 3000만 달러로 역대 외국어영화 7위 랭크
"'인생은 아름다워'가 세운 5000만弗 넘고 2위 될 것"
전세계 매출 약 2000억원 오스카 받으면 몇배 뛸듯
국가 관계 경색된 일본서도 '흥행4위'·'관심작1위' 올라

'기생충' 영국 아트 포스터
칸 영화제 대상작 '기생충'이 미국에서 기이한 역주행(개봉일에서 멀어질수록 상영관이 늘어나는 현상)을 하고 있다. 지난 해 10월 북미 3개관에서 상영을 시작한 '기생충'이 이달 24일 1060개 영화관으로 상영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영화계에서는 오스카 1개 부문 이상 수상이 유력시되는 '기생충'이 한국영화에 컨벤션 효과(특정 이벤트 직후 관심도가 커지는 현상)를 불러일으킬지 주목하고 있다.


30일 영화관 입장권 매출을 집계하는 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기생충'은 전 세계에서 약 1억6099만 달러(1898억 여 원)의 티켓 수익을 올렸다. 기존 한국영화 세계 흥행 1위 작품이었던 '명량'이 세운 1억3834만 달러 매출을 크게 넘어선 기록이다.

'기생충' 미국 아트 포스터.
'기생충'의 글로벌 히트에는 미국 흥행이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해 10월 11일 북미 3개관에서 개봉한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 팬덤인 '봉하이브'를 타고 상영관을 빠른 속도로 늘려갔다. 같은 해 11월 603개관으로 상영 범위를 넓힌 데 이어 같은 달 10일 현지 매출을 1131만 여 달러로 높이며 기존 '디워'가 보유한 한국영화 북미 최고 매출액(1097만 여 달러)을 앞질렀다.

서서히 꺼져가던 '기생충' 북미 열풍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핀 건 골든글로브 수상이다. 이달 6일(현지시간) '기생충'이 골든글로브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이후 상영관이 증가하면서 현재 1060개에 달한다. 북미 매출은 3109만 여 달러로 역대 북미 개봉 외국어 영화 중 7위에 랭크돼 있다.


영화계에서는 다음 달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결과에 따라 '기생충'이 더 큰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한국영화는 여전히 미국에서 인지도가 낮은 상태인데, '기생충'이 오스카 수상을 통해 명성을 얻게 되면 영화 마니아를 넘어선 전 미국적 붐을 일으킬 수 있다는 해석이다.

'기생충' 프랑스 아트 포스터
김효정 영화평론가는 "현재 넷플릭스를 비롯한 많은 기업이 오스카 홍보전에 거대 자금을 투입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흥행 성적에 있다"며 "오스카는 후보에 지명된 것만으로도 마케팅 포인트로 삼을 수 있기 때문에 '기생충'이 최소 한 개 부문만 수상하더라도 북미에서 현재까지 벌어들인 것 이상의 추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스카 시상식은 9일(현지시간)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리며 '기생충'은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미술상, 편집상, 국제장편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등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있다. 현지 매체는 '기생충'이 국제영화상을 비롯해 1~2개 부문을 수상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기생충'은 최근 미국영화배우조합(SAG·스크린 액터스 길드)에서 최고 영예 '아웃스탠딩 퍼포먼스 바이 캐스트 인 모션픽처' 부문을 받음으로써 오스카 수상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다. 미국영화배우조합은 수상작 선정에서 오스카를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와 유사한 취향을 보여 왔다.

'기생충' 미국 포스터
'기생충'의 판권을 구매한 202개 국가 중 아직 개봉을 하지 않은 지역이 많다는 점도 매출 기록에 긍정적 전망을 더한다. CJ ENM에 따르면 '기생충'은 현재까지 50개국에서 상영됐으며, 31일 노르웨이, 핀란드, 인도에서 개봉 예정이다. 오스카 시상식을 이틀 앞둔 다음달 7일엔 세계 5위 영화시장(2018년 기준)인 영국 극장에도 걸린다.

한국과의 관계가 경색된 일본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지난 10일 현지 개봉한 '기생충'은 박스오피스 5위로 출발했으나 지난 주말 4위로 한 계단 올랐다. 일본 배급사 비터즈엔드는 일본 내 매출이 10억엔(108억원)을 돌파했다고 알렸다.


영화계에서는 '기생충'이 한국영화 전반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컨벤션 효과'를 낳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효정 평론가는 "미국에선 애초 '기생충'을 통해 한국영화를 처음 본 사람이 많다"며 "오스카 수상으로 한국영화 전반에 대한 선호도가 늘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기생충'은 역대 북미서 개봉한 외국어영화 중 현지 흥행 1위인 '와호장룡'까지는 아니더라도 2위 '인생은 아름다워'가 세운 5700여 만 달러 기록은 넘어설 것"이라며 "'기생충'으로 인해 국민들이 갖게 된 자부심까지 고려하면 경제적 효과는 조 단위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이 판권 가격이 상승하고 출연 배우들은 미국 진출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며 "한국 영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 해외 진출이나 외국 기업과 협업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창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