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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미국에 어깃장… 美서 번진 독감 위험성 부풀려

바람아님 2020. 2. 4. 18:32

(조선일보 2020.02.04 뉴욕=오윤희 특파원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치사율 0.05% 이하' 언급 없이 독감 사망자 수만 부각시켜
美의 지원 제안에 답변 않고 "입국 금지, 황당하다" 공격


중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를 놓고 미·중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미국이 바이러스가 시작된 중국 후베이성 우한 주재 영사관을 철수하고, 최근 2주간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조치를 하자 중국은 "혼란을 퍼뜨린다"며 비판에 나섰다.

무역 전쟁을 비롯해 여러 분야에서 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는 두 강대국이 바이러스를 놓고도 충돌하는 셈이다.


지난 2일 중국 닝샤후이족자치구 주도 인촨에 있는 방역통제기관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팀이 무전기로 실험실 내에 있는 동료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무전기로 대화 - 지난 2일 중국 닝샤후이족자치구 주도 인촨에 있는 방역통제기관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팀이 무전기로 실험실 내에 있는 동료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외교부 대변인실은 지난 1일 소셜미디어 계정에 미국 독감과 관련한 미 CNN 방송 화면을 올렸다.

미국 전역에서 2019~2020년 사이 1500만명이 독감에 걸려 8200명이 숨졌고, 중국에서는 (1월 31일 보도 당시 기준)

9000명 이상이 우한 폐렴에 걸려 200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내용이다.

중국보다 미국에서 더 많은 사람이 전염병으로 숨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뜻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계절 독감우한 폐렴은 심각한 공중 보건 문제이지만 똑같이 비교하긴 어렵다.

계절 독감의 경우 매년 전 세계에서 수십만 명이 숨진다.

치사율이 0.05% 이하로 노약자·어린이 등 특정 연령대가 주로 걸리고 백신도 있다.

반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정확한 감염원이나 전파 방식이 알려지지 않았고 백신도 없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알려진 치사율은 2%다.

이런 과학적 차이와 상관없이 중국은 미국을 비판하는 소재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3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로마 남부 군 공항에서 군인들이 중국 우한에서 전세기를 이용해 이탈리아로 돌아온 자국민들을 군용 버스에 태워 이동하고 있다.
군용 버스로 이동 - 3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로마 남부 군 공항에서 군인들이 중국 우한에서 전세기를 이용해

이탈리아로 돌아온 자국민들을 군용 버스에 태워 이동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은 지난달 우한에 총영사관을 둔 나라 가운데 맨 먼저 총영사관을 폐쇄했다.

지난달 31일 최근 2주 내 중국을 방문한 사람의 미국 입국도 금지했다.

자국민에게는 중국 방문 금지를 권고하는 최고 수준의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이런 조치에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실은 3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미국은 지금까지 중국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않았다"며 미국을 공격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실은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우한에서 영사관을 철수시키고, 이동 제한이 필요 없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와 달리 가장 먼저 중국인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했다"고 비판했다.

또 "미국이 하는 조치는 혼란(panic)을 만들고 퍼뜨리고 있다"고도 했다.

추이톈카이 미국 주재 중국 대사는 3일 한 포럼에 참석해 "인적 및 무역 왕래를 차단하거나 부정적인 여론을 만들고

중국을 비난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호주 시드니에 있는 한 식당에 '코로나 바이러스는 중국산(made in China)이기 때문에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라는 글이 적혀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중국산" - 호주 시드니에 있는 한 식당에 '코로나 바이러스는 중국산(made in China)이기 때문에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라는 글이 적혀 있다. /페이스북


중국 관영 매체들도 미국을 겨냥해 "부도덕하다" "황당무계하다"는 등으로 공격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중국이 어려울 때 돌을 던지지 마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 입국 금지는 중국에 대한 여행 및 무역 규제를 권고하지 않은 WHO 선언을 훨씬 넘어선 것"이라며

"미국은 극단적 조처를 한 최초 국가"라고 했다.

미국과 비슷한 조치를 할 국가들을 겨냥하듯 "중국이 일시적으로 곤란을 겪는 시기 중국 인민의 감정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미국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는데도 중국이 협조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2일(현지 시각) 미 CBS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우리는 할 수 있다면 중국 동료들을 돕고 싶고, 제안을 했다"며

"우리는 아직 그런 제안(미국의 지원 제안)에 대해 중국으로부터 (응답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우리의 제안을 수용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돕겠다고 하는데 중국이 이를 거부하면서 투명하지 않게 행동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