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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따라 늘어선 연인들 ‘애타는 눈빛’…눈물의 코로나 생이별

바람아님 2020. 4. 9. 07:53
국민일보 : 2020-04-08 11:44

독일-스위스 국경에 이중장벽 설치

SWR 캡처

독일-스위스 국경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이중장벽이 설치됐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콘스탄츠와 맞붙어 있는 스위스 크로이츠링엔 국경에 지난 4일 두 번째 철조망이 설치됐다.

현재 콘스탄츠-크로이츠링엔 국경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2m 간격을 두고 두 개의 철조망이 설치돼 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마주보고 서 대화를 하거나 철조망을 네트 삼아 배드민턴을 즐겼다.

WELT 캡처

독일 Maja Bulic과 그녀의 스위스 친구 Jean-Pierre Walter. 로이터 캡처

원래 이곳은 물리적인 제한선이 없어 사람들이 두 지역을 자유로이 넘나들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두 나라 모두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가 강화되면서 국경을 넘어 두 지역을 오가는 행동 역시 금지됐다.

현재는 국경 너머 상대국에 직장을 가진 사람을 제외하고 독일과 스위스의 거의 모든 사람이 국경을 통행하지 못한다.

앞서 독일은 지난달 중순부터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위스와의 국경을 통제하며 이곳에 한 차례 장벽을 세웠다. 첫 번째 장벽은 3월 중순에 단일 장벽으로 설치됐다. 그러나 사람들이 장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전과 변함없이 접촉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지키지 않아 하나가 더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WELT 캡처

스위스 크로이츠링엔 관계자는 “사람들이 철조망 사이로 맥주를 건네고, 카드놀이를 하고, 입맞춤한다. 너무 많은 이들이 2m 거리두기 규칙에 따르지 않기 때문에 두 번째 장벽을 추가로 설치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한 두 정부의 이 같은 대응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안타까움도 존재한다. 동부와 서부의 국토 분단으로 국경 장벽을 경험했던 한 독일인은 “유럽의 다른 벽을 상상해본 적이 없다. 감옥과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이 국경은 독일과 스위스 경찰이 각각의 지역을 거점으로 순찰을 돌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달 17일부터 30일간 외국인의 입국을 막는 국경봉쇄 조치를 사상 처음 시행 중인 유럽연합(EU)는 외부 국경 폐쇄 조치를 연장할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