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3. 4. 19. 01:13
1948년 ‘통일정부 수립 운동’은
대한민국 탄생 막으려던 구호
아직도 그 미사여구에 속은 채
체제 전복 선동에 넘어가다니
한 소셜미디어 이용자가 이런 글을 올린 적이 있다. ‘뉴질랜드는 1893년에 세계 최초로 여성 참정권이 인정됐는데, 한국은 1948년이 돼서야 여자에게 투표권을 줬다.’ 너무 늦었다는 의미였다. “그전까지는 식민지였기 때문에 남성 역시 보통선거에 참여할 수 없었다”며 답답해하는 반응이 많았다. 역사적 맥락을 모른 채 현재의 기준으로 과거의 일을 평가하려 할 때 나타나기 쉬운 오류의 사례로 봐야 할 것이다.
‘1950년 9월 더글러스 맥아더가 인천상륙작전을 펼치지 않았더라면 한반도는 민족의 염원대로 통일됐을 것’이라는 국내 일각의 주장과 통하는 점이 있다. 앞서 언급한 ‘뉴질랜드보다 훨씬 늦은 한국의 여성 참정권’이란 식으로 현재의 시점에서 단순하게 과거사를 해석한다면 얼핏 그럴듯한 말처럼 들릴 수도 있다.
역사의 맥락을 가린 채 미사여구(美辭麗句)로 분식하고, 거기에 불순한 의도까지 더한다면, 사람들은 그 말의 화살촉이 과연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속아 넘어가게 된다. 한 예로, 1948년 제주 4·3 사건이 ‘통일정부 수립 운동’이었다는 미사여구는 이제 전직 대통령까지도 자연스러운 듯이 쓰는 말이 됐다.
최근 들어 그런 현상은 더 심해졌다. 국가 기간시설을 공격하고 무기를 탈취하는 방안을 논의했던 사람을 ‘양심수’로 미화해 사면을 요구하고, 급기야 한국사 교과서에서 ‘기업 활동의 자율성을 확대했다’며 북한 김정은 정권을 미화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https://v.daum.net/v/20230419011338493
[동서남북] 彼我 구분 못하는 나라의 국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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