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SUNDAY 2023. 5. 27. 00:25
대청마루가 바다처럼 파랗다. 하늘빛을 담아 낼 정도로 윤을 내어도, 일렁이는 나이테들은 지우지 못했다. 마룻널이 너울대는 동안, 수직의 기둥들은 미동 없이 반듯하다. 송광사 스님들의 수행처인 선방, 800여 년 전 보조국사 지눌이 앉아서 입적한 설법전 마루다. 정과 동, 과거와 현재의 시간 가운데 고요히 가부좌를 튼 스님. 그림자가 수심(水深)을 재듯 깊이 드리워져 있다.
한 사진작가가 송광사의 일상과 사계절을 수년에 걸쳐 촬영하는 귀한 작업이 이루어졌다. 우리는 그 결과로 ‘송광사 승경(勝景)’을 얻었다.
“이미 송광사가 품고 있던 풍경에, 셔터만 눌렀을 뿐입니다”라고 겸양되이 말하지만, 수십 점의 ‘송광사 승경’을 얻기까지는 기나긴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했다.
https://v.daum.net/v/20230527002558779
[사진의 기억] 송광사가 품고 있는 승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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