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SUNDAY 2024. 2. 17. 00:01
[근대 문화의 기록장 ‘종로 모던’] 아리랑의 재탄생
한민족이 공통으로 부르는 아리랑은 모던의 중심지, 종로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근대민요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남·북한이 단일팀으로 참여하는 국제행사에서 국가(國歌) 대신 활용하는 아리랑,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응원가로 부르는 아리랑은 원래 본조아리랑(또는 서울아리랑)이라고 한다.
아리랑은 종류가 많다. 정선아리랑, 강원도아리랑, 밀양아리랑, 진도아리랑, 경기자진아리랑, 경기긴아리랑, 본조아리랑, 광복군아리랑 등 퍽 많다. 민요학계에서는 민요나 소리를 ‘향토민요’ ‘통속민요’ ‘신민요’ ‘대중가요’로 나눈다.
향토민요는 특정 지역에서 노동·생활과 함께 지역민들에 의해 불리며 전승되는 전형적인 민요로서 토속민요라고도 한다. 언제, 누가 만들었는지 알기 어렵다. 정선·평창·영월·강릉 등지에서 이어온 정선아라리가 바로 향토민요다. 전문소리꾼이 그런 향토민요를 채택해 다듬어 편곡해 레퍼토리로 만든 민요를 통속민요라고 한다.
아리랑 노래는 나운규(감독·시나리오·주연)의 영화 ‘아리랑’(1926) 주제가로 만들어진 것이다. 통속민요 경기자진아리랑을 바탕으로 단성사(團成社) 악대가 새롭게 편곡해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본조아리랑 또는 서울아리랑이다..... 막상 서울에 와서 이 아리랑을 듣고자 했으나 찾을 수 없어서 예전에 들었던 멜로디를 생각해 내 가사를 짓고 곡보는 단성사 음악대에 부탁해서 만들었다고 술회했다.「나운규 대담」
아리랑이 개봉되자 서울 장안의 화제는 모두 이 영화에 집중했고 관객은 문자 그대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영화관 앞에 기마 순사가 동원되기도 그때가 처음이었고, 관객이 밀린 단성사는 문짝이 부서지기까지 했다....극장에서 아리랑을 보고 부르고 함께 울고 느끼며 서로 동질감(민족정체성)을 확인했다. 아리랑은 바로 이때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단성사는 지방 순업대(巡業隊)를 조직하여 전국 12개 도시에서 순회 상영했다. ‘삼천리 방방곡곡’에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아리랑은 민요를 넘어 대중가요로, 노래를 넘어 근대적 미디어(음반·영화·연극·무용 등)와 결합하며 재창조됐다. 아리랑은 한민족의 표상을 넘어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됐다.
https://v.daum.net/v/20240217000141368
지금 우리가 부르는 아리랑은 나운규 영화 ‘아리랑’ 주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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