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5. 3. 3. 00:06
6년 전 처음 베트남에 발을 디뎠습니다. 그야말로 우당탕탕거리며 베트남 구석구석을 휘젓고 다니는 게 취미입니다. <두 얼굴의 베트남-뜻밖의 기회와 낯선 위험의 비즈니스>라는 책도 썼지요. 우리에게 ‘사이공’으로 익숙한 베트남 호찌민에서 오토바이 소음을 들으며 맞는 아침을 좋아했습니다. ‘사이공 모닝’을 통해 제가 좋아하던 베트남의 이모저모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
오는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 1908년 한 여성이 열악한 작업장에서 화재로 숨지자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근로 여건 개선과 참정권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날이지요. 이때 노동자들은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고 외쳤습니다. 빵은 저임금에 시달리던 여성의 생존권, 장미는 제한돼 있던 참정권을 뜻하는 거였죠.
여성의 날이 크게 와 닿지 않는 우리나라와 달리 베트남에서는 여성의 날을 모르고 지나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매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과 10월 20일 베트남 여성의 날이 다가오면 온 동네가 꽃밭이 되기 때문입니다.
왜 이렇게 난리냐고요? 남편들이 이날 꽃을 잊은 채 귀가한다면 말 그대로 쫓겨날지 모릅니다. 남자 친구 역시 마찬가지이죠. 정부와 기업들까지 여성의 날을 기념해 선물을 증정하거나 축하 행사를 엽니다. 베트남 전체 경제활동 인구 중 여성의 비율은 46.8%. 베트남에서는 애 키우고 살림하며 돈도 버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큰 편이지요.
여전히 가부장적 문화가 남아있는 한국과 베트남이지만 여성 인권 순위는 베트남이 우리보다 앞서 있습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성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은 72위로 한국(105위)보다 33계단이나 위에 있거든요. 성 격차는 경제 참여·기회, 교육 수준, 건강, 정치 권한 등 4가지 항목에서 남녀평등 정도를 평가해 지수화한 것입니다.
의문을 가지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한국의 순위가 베트남뿐 아니라 아프리카 세네갈(104위), 르완다(12위)보다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한국 여성의 인권이 베트남 혹은 세네갈 여성보다 못하다고?”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죠.
https://v.daum.net/v/20250303000636625
베트남 보다 못한 한국 여성 인권? [사이공모닝]
베트남 보다 못한 한국 여성 인권? [사이공모닝]
6년 전 처음 베트남에 발을 디뎠습니다. 그야말로 우당탕탕거리며 베트남 구석구석을 휘젓고 다니는 게 취미입니다. <두 얼굴의 베트남-뜻밖의 기회와 낯선 위험의 비즈니스>라는 책도 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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