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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습니다.
기온이 뚝 떨어진 거리엔 낙엽이 뒹굴고요.
고궁의 연인들은 기대어 팔짱을 끼고 걸어갑니다.
가을의 끝자락, 창경궁으로 때늦은 단풍 구경을 갔습니다.
울긋불긋 나뭇잎은 연못 위에 유화 한 폭을 그려놓았고요.
숲 속에 진 낙엽들은 바스락, 나를 불러세웁니다.
단풍 숲에 드리운 그림자를 따라 걷습니다.
길게 누운 내 그림자도 따라서요.
-창경궁에서
조용철 기자의 포토에세이 ‘마음 풍경’은 세상의 모든 생명과 만나는 자리입니다. 그 경이로운 삶의 의지에서 내일의 꿈을 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