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2014.11.19 서은국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요즘 세상을 들썩이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한 편을 봤다.
자원이 고갈된 미래 지구에서 미지의 우주로 탐사선을 보내는 전형적인 사이언스 픽션. '픽션'보다
'사이언스'의 잔상이 크게 남는 영화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세계적인 물리학자 킵 손 교수의
조언을 통해 완성된 이 영화는 상상하지 못한 것을 상상하게 만든다. 타임지(誌)에 이 영화 내용의
현실성을 진단하는 기사가 실릴 정도로 스토리에 흡인력이 있다. 집에 오며 미국이라는 나라는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인류에게 충격을 준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 핵폭탄, 아이폰. 모두 상상력의 결실이다.
이것이 미국을 버티게 하는 힘인 것 같다.
상상력이 풍부한 사회에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는 '괴짜'들의 잦은 출몰이다.
아무 쓸모 없어 보이는 일을 가장 의미 있는 일로 혼자 착각하며 몰두하는 자들이다.
재작년에 화제가 된 오스트리아 출신의 바움가드너 같은
사람. 그의 꿈은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음속보다 빨리
움직이는 최초의 인간이 되는 것이었다.
방법은 하나. 특별 제작한 열기구를 타고 아주 높은 곳
(대기권 밖인 상공 39㎞)까지 오른 뒤 지구를 향해
맨몸으로 뛰어내렸다. 중력의 힘으로 그가 달성한
최고 속도는 마하 1.25. 그의 꿈대로 소리보다 빠른
사나이가 되었다. 어찌 보면, 참으로 쓸데없는 짓이다.
그러나 이런 어처구니없는 짓을 유난히 많이 했던
빌 게이츠와 라이트 형제 같은 괴짜들 때문에 세상은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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