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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환의 제주스케치] 色이 좋은 제주 옹기… 물·술부터 곡식·씨앗까지 담는답니다

바람아님 2014. 11. 21. 10:13

(출처-조선일보 2014.11.15  사진가 조의환)



	한경면 조수2리 제주옹기마을 김천길 장인이 만든 허벅.


색이 유난히도 좋은 제주 옹기 '노랑 그릇'은 유약을 칠하지 않고 굽는다. 

화산재가 섞인 제주 점토로 만들어 1200도 내외에서 구워내면 다른 지방 옹기에는 없는 아름다운 갈색과 붉은색이 난다. 

주로 물이나 술·간장·된장과 곡식·씨앗·소금을 보관하는 데 사용했다. 

저온에서 구워낸 회색의 '검은 그릇'은 곡식을 담거나 시루로 쓰인다. 

옹기는 오랜 세월 동안 우리네 식생활 용기의 중심을 차지해 왔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김장철이 됐다. 제주도는 겨울철에도 배추가 밭에 자라 김장을 많이 하지 않는다. 

구덩이를 파 독을 묻는 대신 서늘한 데 두었다고 한다. 

갓 버무린 김장김치를 뚝 떼어서 돌돌 말아 입에 넣어 주시던 어머니 손맛이 그립다. 

김치냉장고가 좋다고 하지만 알싸한 김장 김치의 참맛은 숨 쉬는 그릇, 옹기에라야 제격이 아닐까 싶다. 

사진은 한경면 조수2리 제주옹기마을 김천길 장인이 만든 허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