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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 50대 때 그린 자택 풍경 경매 나와

바람아님 2014. 12. 9. 10:14
조선 후기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은 시쳇말로 잘 나가는 화가였다. 화명은 중국에까지 알려져 역관들은 그의 진경산수를 사행갈 때 가져가 비싸게 팔기도 했다. 청하현감, 양천현령 등의 벼슬도 지냈다.

예술가로서 드물게 성공 가도를 걷던 정선의 삶을 유추해볼 수 있는 그림이 처음 공개됐다. 고미술전문 경매사 마이아트옥션은 11일부터 일주일 간 제15회 메인경매 프리뷰에서 정선의 부채 그림 '안전소견(眼前所見·눈앞에 본 풍경을 그렸다는 의미)'을 선보인다고 8일 밝혔다. 50대 중반부터 말년까지 살던 자택 '인곡정사'(현재의 서울 종로구 효자동사무소 부근)를 그린 것이다. 문헌 등을 종합하면 안전소견은 1732년(56세) 가을, 정선이 인곡정사로 이사 온 후 청하현감으로 가기 전 해에 그려졌다. 자택 그림 중 지금까지 알려진 60대에 그린 '인곡유거(仁谷幽居)', 70대의 '인곡정사(仁谷精) 보다 시기가 가장 빠르다.

↑ 1732년작 ‘안전소견’(위)과 1746년작 ‘인곡정사’. 정선이 50대부터 살던 인왕산 아래 자택을 그린 풍경인데 시간이 흐르며 가옥이 증축되는 등 변화가 있다. 마이아트옥션제공

 

흥미로운 건 세월이 흐르며 자택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곡정사는 집보다는 가을밤의 소슬한 풍경에 역점을 뒀다. 그런데 71세에 그린 '인곡정사(퇴우이선생진적첩에 수록·보물 585호)'는 증축을 한 듯 가옥의 숫자가 훨씬 늘어나 사회적 성공을 보여주고 있다. 마이아트옥션은 "여러 시기에 걸친 자택 그림은 예술가의 생을 조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말했다. 안전소견의 추정가는 7000만∼1억2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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