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사 대리가 1884년경 촬영
양상현 교수, 美 대학 도서관서 찾아
"도로망ㆍ체계 볼 수 있는 귀한 자료"
1884년~1885년 남산에서 찍힌 한성(서울)의 전경으로, 근대화 이전의 모습이 담겨 있다. 사진의 ①은 북악산 아래에 자리한 경복궁이다. 근정전, 경회루가 보인다. ②광화문 아래로 육조거리(세종로)가 또렷하다. 양옆엔 민가들이 있다. ③지금은 헐리고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이 들어선 남별궁. ④보신각에서 숭례문에 이르는 큰 길로 현재의 남대문로다. 양상현 순천향대 교수 제공
건축사를 연구하는 양상현 순천향대 교수는 1884~1885년에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전경 사진을 8일 공개했다. 당시 미국 공사대리였던 조지 클레이튼 포크 중위가 남산에 올라 찍은 것이다. 양 교수는 "근대화가 시작되기 전 한성의 전경을 그대로 보여주는 유일한 사진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사진은 상태가 양호해 사료가치가 높다. 양 교수는 "규모가 큰 건물은 대강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라며 "당시의 거리망과 도로체계도 살필 수 있는 귀중한 3차원 시각자료"라고 설명했다.
사진을 보면 병풍처럼 장엄하게 펼쳐진 북악산 밑자락 중앙에 근정전과 경회루가 있다. 그 아래로 광화문을 필두로 한 육조거리(현재의 세종로)가 펼쳐진다. 양 옆으로 키 낮은 민가가 빽빽하다. 사진의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를 가르는 길은 보신각에서 숭례문으로 이어지는 지금의 남대문로다.
현재는 헐리고 없는 남별궁도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의 소공동 조선호텔 자리다. 남별궁은 태종의 딸 경정공주가 거처해 '소공주댁'으로 부르다가 선조 때 의안군의 신궁이 되면서 남별궁이 됐다.
양 교수는 이 전경 사진을 미국 럿거스대 도서관에 소장된 '그리피스 컬렉션'에서 찾았다. 그리피스 컬렉션은 일본에서 3년 6개월간 교육자로 머문 것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 자료를 방대하게 수집했던 미국의 학자 윌리엄 그리피스(1843~1928)가 남긴 사료다. 양 교수는 2008년 럿거스대의 초빙으로 이 대학에서 연구하던 중 유영미 아시아언어문화학과 교수의 소개로 그리피스 컬렉션의 한국 관련 사진 자료를 확인했다.
양 교수는 "컬렉션 중 한국 근대 사진자료 590여장 전량을 찍어왔고 교차 확인 결과 이 중 350여장은 국내에서 공개된 적이 없는 희귀본이었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이들 사진 자료 중 60여장을 13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대우재단빌딩에서 열리는 한국근현대사학회 월례발표회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이날 양 교수는 19세기 말 서울 전경 사진 외에도 명성황후 국장 행렬, 1899년 개통된 종로 전차 정류장 풍경, 최초의 근대 공학 교육 현장인 경성공업전습소 등 희귀 사진을 발표한다.
김지은기자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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