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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자연과 문화 [296] 이기적 성공

바람아님 2014. 12. 23. 11:17

(출처-조선일보 2014.12.23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이화여대 석좌교수)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이화여대 석좌교수자신의 삶이 얼마나 성공적인가를 가늠하려면 
얼마나 이기적으로 살고 있는가를 평가해보라는 말이 있다. 
미국 비즈니스 잡지 '성공(SUCCESS)'의 초대 편집장 대런 하디는 이렇게 묻는다. 
비행기에서 갑자기 기내 여압(與壓) 상태가 나빠져 산소마스크가 내려왔을 때 주변 사람들을 
돕느라 정작 자신은 죽음을 면치 못했다면 그게 과연 현명한 일이냐고. 
이런 극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그는 일단 이기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강변한다. 
그래야 성공도 하고 남도 도울 수 있다고. 비행기에 탑승할 때마다 듣는 얘기다. 
어린이나 노약자를 동반하는 경우 산소마스크는 반드시 자신이 먼저 착용한 다음 다른 사람을 도우라고.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한 말이다. 
"성공하려면 이기적이어야 한다. 최고 수준에 오르면 그때부터 이타적으로 행동하라. 
다른 사람들과 가까이 교류하며 지내라." 
평생 조던을 귀감으로 삼고 살아온 LA 레이커스의 코비 브라이언트가 지난 15일 미네소타와 가진 경기에서 조던을 제치고 
미국 프로농구 통산 득점 3위로 올라섰다. 
이제 그보다 득점을 많이 한 선수는 커림 압둘자바와 칼 멀론 둘뿐이다.

그러나 화려한 기록 뒤에는 때로 숨기고 싶은 기록이 있는 법이다. 
불과 한 달여 전인 11월 11일 멤피스와 경기에서 브라이언트는 야투 실패 부문에서 
보스턴의 존 해블리체크의 기록(13,147)을 갈아치우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것도 해블리체크보다 무려 18경기나 덜 뛰고서. 
조던은 15년 동안 1072경기에서 평균 30.1점을 기록한 반면 브라이언트는 18년 동안 1269경기를 뛰며 평균 25.5점을 얻었다. 그래서인지 브라이언트에게는 지나치게 이기적이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스하키의 마이클 조던' 웨인 그레츠키는 이런 말을 남겼다. 
"시도하지 않은 득점 기회는 100% 실패다." 
2014년이 저물고 있다. 실패한 걸 아쉬워할 게 아니라 도전하지 않은 걸 통탄할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