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02.09 손관승·'괴테와 함께한 이탈리아 여행' 저자)
오랫동안 소식을 모르던 친구를 찾았다.
베를린에서 특파원으로 함께 뛰었던 일본 언론인이다.
우리를 연결해 준 것은 페이스북이었다.
저널리스트 생활을 매듭짓고 이제는 역사 소설가로 변신했다고 한다.
최근 페이스북에서 내 아이들의 접속이 뜸해졌다.
물어보니 인스타그램으로 옮겼다고 한다.
아이들은 어른이 노는 곳을 피해 자기들만의 무대로 옮겨간다.
젊은이가 즐겨 찾던 커피숍에 중장년층이 모이면 젊은이들은 다른 곳으로 떠나가는 현상과 비슷하다.
대표이사 재직 중일 때 친구 신청했던 직원들 역시 페이스북에서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소셜 미디어에서 상사가 부하에게, 부모가 아이들에게,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친구 신청하면
주책이라 했는데, 내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쿨(Cool)'이다.
내 동료의 딸은 미국 유명 대학 출신의 뛰어난 IT 인력인데,
선망하는 직장인 구글을 그만두고 들어본 적도 없는 신생 스타트업 회사로 옮겨갔다.
어른이 이름 모르는 회사에 들어가야 가장 쿨하다고 인정받는다고 한다.
아이들의 수다 떠는 심리가 SNS를 만들어냈으며, 이모티콘은 이제 세계 공동의 언어가 되었다.
유행과 트렌드는 어른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만든다.
아이들은 자기들만의 언어를 어른들이 흉내 내면 싫어한다. 그것은 자기들만의 언어니까.
베이징 국제 미디어포럼에서 'SNS와 한류 마케팅'이란 제목으로 연설했을 때,
베이징 국제 미디어포럼에서 'SNS와 한류 마케팅'이란 제목으로 연설했을 때,
나는 SNS에서 '젊은이들의 쿨한 정서'를 잘 파고든 것이 한류의 성공 비결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했다.
한국은 세상 그 어느 나라보다 젊은이의 의식 변화와 트렌드를 잘 읽은 나라다. 그런데 이상하다.
소통에 가장 애를 먹고 있는 나라 또한 한국이니 말이다.
과연 우리는 쿨한 걸까.
<각주>
쿨(Cool)함이란 무슨 의미인가?
영어권에서 'cool'은 ‘멋지다, 세련되다, 침착하다’ 등 대개 찬사의 의미로 쓰인다.
반면 한국에서 쿨하다는 의미는 약간 다른 것 같다.
"언제 어느 상황에서나 안정감과 고요함을 유지하고, 자기조절을 잃지 않으면서 독립적인 태도를 갖는 것."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내린 한국형 '쿨(cool)'에 대한 정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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