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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평] 소련의 붕괴와 북한 체제 내구력

중앙일보  2024. 10. 9. 00:39 김정은 핵 집착으로 내구력 약화 소련 말기보다 경제 더 나쁘지만 지정학, 감시 역량은 안정에 도움 붕괴 추측보다 변동성 대비해야 붕괴를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 오랫동안 누적된 구조적인 문제와 갑자기 벌어진 사건 등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순식간에 체제가 무너진다. 소련의 구조적인 문제는 경제였다. 국영상점의 생필품 부족이 극심하여 주민들은 하루 몇 시간씩 줄을 서야 했다. 이들은 가격이 비싸도 물건을 살 수 있는 농민시장이나 암시장을 더 신뢰하게 되었다. 리더십 스타일과 정책의 실패도 붕괴의 이유였다. 고르바초프의 개혁으로 감시가 줄고 사회가 이완되자 자유로운 의사 표현이 활발해지면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파업까지 발생했다. 잘못된 경제정책은 재정을 악화시키고 인..

[김한수의 오마이갓]'스캔들 메이커' 일엽 스님에 대한 오해와 진실

조선일보  2024. 10. 9. 00:00 일엽 스님 일대기 다룬 ‘꼭꼭 묻어둔 이야기’ 출간 “일엽 스님(1896~1971) 입적 후에도 잘못 알려진 소문과 오해가 있어서 문도들 입장에서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스님의 일생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책을 내게 됐습니다.” 최근 일엽 스님의 일대기를 정리한 책 ‘꼭꼭 묻어둔 이야기’(민족사) 출간을 기념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완 스님(김일엽문화재단 부이사장) 등 일엽 스님 문도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책은 일엽 스님의 손(孫)상좌(제자의 제자)인 월송 스님(84)이 직접 듣고 겪은 일엽 스님에 대한 이야기를 구술하고 조민기 작가가 정리한 회고록입니다. 반세기도 전에 돌아가신 분에 관한 ‘소문’과 ‘오해’를 바로잡는다니, 좀 특별하지요? 일엽 스님의 일생은 ..

사라진 한글…"500년 전 훈민정음, 중국어 발음 더 정확하게 썼다"

중앙일보  2024. 10. 8. 21:09 " 중국어 학자인데 왜 훈민정음을 연구하세요? " 첫 질문에 환갑의 교수는 훈민정음 언해본을 펼친 뒤, 낯설면서 익숙한 ‘ㅈ, ㅊ, ㅅ’, ‘ㅅ, ㅆ, ㅈ’ 글자를 보여줬다. ㅈ(지읒), ㅊ(치읓), ㅅ(시옷) 좌우획 중 왼쪽을 늘어졌다면 혀끝이 윗니 뒤에 닿는 엷은 소리인 치두음(齒頭音), 오른쪽으로 늘어졌다면 혀끝이 아랫잇몸에 닿는 두터운 소리인 정치음(正齒音)으로 불리는 옛 한글 자모다. 쓰임새가 사라졌다고 가치가 사라졌을까. “중요한 가치를 지닌 옛 한글에 주목할 때”라고 답한 심소희 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 교수를 지난 4일 만났다. 심 교수는 고서에 있는 옛 한글을 주목한다. 옛 한글이 동아시아사 500년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가치가 높은 고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