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음악칼럼 286

러시아 아방가르드 미술과 음악이 만날 때 [조은아의 낮은음자리표]

한국일보 2022. 01. 20. 20:00 여기 미술관에 울려 퍼지면 좋을 음악은 어떤 곡일까. 동료 피아니스트와 함께 말레비치의 '피아노를 연주하는 여인'이란 그림 앞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제목만 보고 무언가 동일 직종의 공감을 기대했건만, 두 사람 공히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피아니스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갈기갈기 해체되어 있고 구석의 검은 건반만 겨우 알아볼 수 있었다. 심지어 미리 예습해 찾아본 그림과 달리 위아래 방향도 뒤집혀 걸렸는데, 그만큼 감상에 따라 모든 해석이 가능한 추상화 특유의 불확정성이 확연히 전달되는 듯했다. https://news.v.daum.net/v/20220120200015402 러시아 아방가르드 미술과 음악이 만날 때 [조은아의 낮은음자리표] 러시아 아방..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96) 기적이 필요한 시간

조선일보 2022. 01. 17. 03:02 Adam Lambert 'Time for Miracles'(2009) 재난영화의 거장 롤런드 에머리히의 영화 ‘2012′는 고대 마야의 지구 종말론을 끌여들여 지진과 쓰나미, 화산 폭발로 인간 문명의 거의 대부분이 파괴되는 내용을 담아 월드 박스 오피스 8억 달러에 근접하는 흥행을 기록했다. 2021년 말 넷플릭스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를 비롯해 메릴 스트리프, 티모테 샬라메에 이르는 신구 빅스타들을 총동원하여 소행성의 지구 충돌로 지구 전체가 파괴되는 영화 ‘돈룩업’을 선보였다. https://news.v.daum.net/v/20220117030237731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96) 기적이 필요한 시간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96) 기적이 필..

[최은규의 백 스테이지] 86세 英 '국민 작곡가', 평생 비평에 휘둘리지 않은 비결은

조선일보 2022. 01. 18. 03:04 김연아가 무대 음악으로 골랐던 英작곡가 본 윌리엄스 탄생 150주년 영국 민요 800여곡 발굴, 후배 佛작곡가에게도 배우며 걸작 만들어 '위대한 노인' 찬사에 "나는 위대하지도 않고, 노인도 아냐" 작품 몰두 올해는 영국 음악가 랠프 본 윌리엄스가 탄생한 지 150주년 되는 해다. 1872년 영국 태생 본 윌리엄스의 음악은 국내에서 그리 자주 연주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의 바이올린 곡 ‘종달새의 비상’은 김연아가 지난 2007년 세계 피겨선수권 프리스케이팅 음악으로 선택한 곡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본 윌리엄스를 단지 ‘종달새의 비상’ 작곡가로만 기억해서는 안 될 것이다. 본 윌리엄스는 베토벤처럼 훌륭한 교향곡을 아홉 곡 썼을 뿐 아니라 오페라와 영화 음악..

[유(윤종)튜브]소리에서 색을 본 랭보와 스크랴빈

동아일보 2022. 01. 11. 03:04 www.youtube.com/classicgam 스크랴빈의 ‘색채-소리’ 이론은 자기만의 엉뚱한 망상이나 집착이었을까, 아니면 대부분의 프로 음악가들조차 느끼지 못한 것을 자신만의 뛰어난 감각으로 포착한 것이었을까. 6일은 스크랴빈의 탄생 150주년 기념일이었다. 이 ‘기이한 천재’의 여러 면모를 재조명하는 일이 올해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기를 바란다. https://news.v.daum.net/v/20220111030400084 [유(윤종)튜브]소리에서 색을 본 랭보와 스크랴빈 [유(윤종)튜브]소리에서 색을 본 랭보와 스크랴빈 작곡가 스크랴빈(작은 사진)과 그가 창안한 ‘색의 오도권(circle of fifth)’. 특정 음으로부터 5도 간격에 있는 음이 가장..

올해 1월 1일 비엔나 신년음악회의 '불사조'

정책브리핑 2022. 01. 10. 07:05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Wien)의 라틴 및 이탈리아식 명칭은 비엔나(Vienna)이다. 영어권에서도 ‘비엔나’로 쓴다. 한글로 표기할 때 ‘빈’은 ‘비어있는(empty)’으로 혼동할 수 있기 때문에 ‘비엔나’가 좋겠다. 오늘날의 오스트리아는 인구 850만 밖에 되지 않는 작은 나라이다. 또 오스트리아는 바다가 없는 내륙국이다. 따라서 도나우 강은 젖줄이나 다름없다. 도나우 강변에 위치한 비엔나는 세련되고 귀족적인 기품이 배어있는 도시이다. 100여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곳이 거대한 합스부르크 제국의 황실이 있는 수도였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중략) 어느날 대작곡가 브람스의 팬이었던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수양딸이 부채를 내밀며 브람스에게 사인을 부탁하자 ..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95] 너에게 권력을 줄게

조선일보 2022. 01. 10. 03:01 Arcade Fire 'I Give You Power'(2017) 대한민국 헌법 1조 2항을 굳이 읊지 않더라도 민주주의 국가의 가장 본질적 사상의 핵심은 ‘주권재민’일 것이다. 국민을 위해 정부가 존재하는 것이지 정부를 위해 국민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합법적 절차를 통해 정부를 구성하고 그 정부에 권력을 위임한다. 그러나 문제는 제아무리 선하고 현명한 권력이라도 국가의 모든 구성원을 만족시킬 정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https://news.v.daum.net/v/20220110030148520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95] 너에게 권력을 줄게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95] 너에게 권력을 줄게 대한민국 헌법 1조 2항을 굳이 ..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94] 검은 호랑이 해의 호시우보

조선일보 2022. 01. 03. 03:01 Survivor 'Eye of the Tiger'(1982) 임인년 ‘검은 호랑이’의 해가 밝았다. 호랑이는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상징이며 모든 사악함을 물리치려는 용맹과 보은의 표상물이다. 호랑이와 관련된 사자성어 ‘호시우보’ 또한 신년의 메시지로 여기저기서 언급되고 있다. 호랑이와 같은 매서운 시각으로 사물을 직시하고 소와 같은 진중함으로 실행하라는 이 경구는 위기의 시대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데 무엇보다 필요한 철학이 아닐까? https://news.v.daum.net/v/20220103030140576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94] 검은 호랑이 해의 호시우보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94] 검은 호랑이 해의 호시우보 임인년 ‘검은 호랑이’의..

다시 마음으로 돌아가리라[클래식의 품격/나성인의 같이 들으실래요]

동아일보 2021. 12. 28. 03:02 1815년 이후 베토벤은 작곡 인생 최대의 위기에 봉착해 있었다. 청력을 거의 잃어버렸다. 조금 전인 1811년, 오스트리아는 전쟁과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국가부도를 선언했고, 베토벤의 연금도 10분의 1 수준으로 가치가 하락했다. 사랑했던 여인과도 실연을 겪었다. 베토벤은 1812년 7월 ‘불멸의 연인’과 하룻밤을 보낸 뒤 딸아이를 가졌다. 그러나 아버지 됨을 인정받지 못하자 그 트라우마가 망상을 촉발시켰다. 조카 카를을 아들로 삼아 상실을 보상하려는 것이었다. 그는 ‘진짜 아버지’가 되기 위해 제수 요한나로부터 조카를 빼앗아 오겠다는 기괴한 소송전에 나섰다. https://news.v.daum.net/v/20211228030224078 다시 마음으로 돌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