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조선 417호 2021년 10월 25일 [안종도의 음악기행 장 라신의 페드르, 라모의 오페라] 오랜만에 서점에 들렀다. 두리번거리다 책장 한쪽에 놓여 있는 한 책에 유독 눈이 간다. 손으로 무심코 책을 꺼내어 한 장 두 장 넘겨본다. 태블릿PC의 차가운 유리를 두드려야 하는 전자책 대신, 종이책을 보니 책장을 넘길때 마다 풍겨오는 종이 내음이 무척 마음에 든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잡념이 점점 사라져 간다. 책은 곧 필자의 마음과 머리를 완전히 집어 삼켜버렸다. 허리와 목이 뻣뻣하게 굳어 아파올 때쯤 겨우 책에서 헤어나온다. 급히 계산을 마친 후 근처 카페에 자리를 잡고 다시 책을 열어 그 세계에 빠져든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책의 세계라기보다는 그 책에서 묘사하는 한 여인의 감정이다. 금지된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