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음악칼럼 269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46] 영웅에 대하여

조선일보 2021. 01. 25. 03:06 Bonnie Tyler 'Holding out for a Hero'(1984) 영웅 서사는 인류의 역사를 관통하는 가장 사랑받는 내러티브이다. 보통의 사람으로는 불가능한 문제를 해결하는(사실은 해결할 것으로 기대되는) 영웅의 출현은 ‘열광적인 패닉'의 대상이다. 하지만 동시에 고금의 역사에서 이러한 기대를 모은 영웅들이 얼마나 처참하게 그 기대를 배신했는지는 누누이 열거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에서 문화에 이르는 사회 전 영역에서 영웅은 오늘도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1/01/25/K6UM7HUCJ5GW3BZGANXJGQWDHY/ [강헌의 히스토리..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45] 징크스는 벗어났지만

조선일보 2021.01.18 03:00 Killer Mike, ‘Reagan’(2012) 대한민국에 총리 징크스가 있다면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유명한 ’20년 징크스'가 있었다. 1840년부터 20년 단위마다 선출된 대통령들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망한다는 무시무시한 데이터를 말한다.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1/01/18/SX5EVOZ4ZJBJVKUPHGEH4MMHLA/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45] 징크스는 벗어났지만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45] 징크스는 벗어났지만 www.chosun.com https://www.youtube.com/watch?v=6lIqNjC1RKU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44] ‘새로운 질서’의 붕괴

조선일보 2021.01.11 03:00 Megadeth ‘Washington is Next!’ (2007) 미국의 민주주의는 시인 프로스트가 읊었듯이 ‘(어디에도) 빚지지 않은 선물’이었다. 고대 로마에서 비롯되었던 공화주의는 로마가 제정으로 옮겨간 뒤에도 ‘팍스 로마나(Pax Romana)’의 토대를 이루었고, 그 정신은 신대륙 미국에서 ‘세기를 이끄는 새로운 질서(Novus Ordo Seclorum)’에서 절정의 꽃을 피우며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지구촌 전체를 사실상 지배했다.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1/01/11/4JAAOAUBLVF5BDO5SN2XFSZZFA/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44] ‘새로운 질서’의 붕괴 [강헌의..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43] 삶이 있는 한 희망도 있다

조선일보 2021.01.04 03:00 ABBA, (1980) 제야의 종소리도, 새해맞이 해돋이 장관도 없이 신축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1953년 종전 직후 보신각루가 재건된 이후로 새해 0시 정각이면 어김없이 울리던 보신각종은 67년 만에 침묵했다. 다만 영어의 신세가 된 두 전직 대통령을 사면하자는 집권 여당 대표의 발언이 새해 벽두를 장식했을 뿐이다. 우리는 새해가 되면 누구에게나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덕담을 건네지만 우리가 살아온 시간들은 그것이 얼마나 공허한 인사말인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냉소적인 위트로 가득한 앰브로즈 비어스의 ‘악마의 사전'에서 ‘year’ 항목은 이렇게 설명한다. ’365개의 실망으로 점철되는 기간.’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

[꿀잠뮤직] 죽음을 앞둔 쇼팽이 말했다.."장례식에서 이 곡을 연주해주시오"

매일경제 2021. 01. 02. 18:03 ※꿀잠뮤직은 잠들기전 침대에 누워 편안하게 듣기에 좋은 음악을 추천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매주 한 곡씩 꿀잠 부르는 음악을 골라드리겠습니다. -프렐류드 작품번호 28-4번 -영화 노트북에서 연인은 이 곡을 연주한 뒤 이별 맞이해 [꿀잠뮤직] 영화 '노트북'(2004년)에서 여주인공 앨리(레이철 매캐덤스)가 어두운 밤 폐가에 놓인 피아노를 연주하던 장면을 기억하는가. 상류층 가정의 10대 소녀 앨리와 사랑에 빠진 가난한 청년 노아(라이언 고슬링)는 앨리를 이곳으로 데려와 이 집을 완전히 수리해 둘만의 아늑한 집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이후 앨리가 피아노에 앉아 연주하는 곡에는 슬픔의 정서가 가득하다. 곧 다가올 이별의 전조였던 것이다. https://n..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42] 모두가 간절해!

조선일보 2020.12.28 03:00 Bruce Springsteen ‘Hungry Heart’ ‘볼티모어에 아내와 아이들이 있었어 /드라이브하러 나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가지 않았지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르는 강물처럼 /방향을 잘못 잡았지만 /그냥 계속 가고 있는 거야 /누구에게나 간절함이 있어 /모든 사람이 간절하다고!’ 유명한 미국의 재즈 아티스트들, 특히 가난한 환경 출신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독특한 애칭을 가졌다. Duke(공작), Count(백작), Prez(대통령) 등등. 백인 지배 사회에서 이들이 귀족이 될 순 없다. 물론 21세기가 되어서야 아프리카계 미국 대통령이 등장했지만 레스터 영이 활약하던 1940년대에는 그중 일원이 백악관의 주인이 될 것이라고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41] 밥 딜런 ‘구르는 돌처럼’

조선일보 2020.12.21 03:00 Bob Dylan ‘Like a Rolling Stone’ 누군가 2020년 대한민국, 이해의 단어를 선정해 달라고 한다면 ‘영끌’이라는 신조어를 선택하겠다. 이 두 음절의 간결한 말에 우리 내면의 불안정함과 사회적 불행함이 정말이지 영혼의 무게를 지니고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자신과 가족이 사는 집을 얻기 위해 ‘영혼이라도 끌어모아야’ 한다는 현실이 어두워도 너무 어둡게 느껴진다. 참고로 나는 1992년 이후로 집이 없다. 그리고 가져야겠다는 생각도 없었다. 그런 나조차도 더 늦기 전에 집을 어떻게든 마련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조바심이 처음으로 들었으니,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점잖은 훈수꾼도 바보 취급 당하기 딱 좋은 2020년이다. h..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40] 언제나 끝은 다가온다

조선일보 2020.12.07 03:00 Frank Sinatra ‘My Way’(1969)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인생과 권력의 무상함을 묘사하는 말로 이보다 더 압축적인 말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더군다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스산한 12월이면 이 우주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지극히 평범한 이 말은 더욱 실감난다. 어느 누구도 끝 혹은 소멸을 피할 순 없다. 콘크리트 지지율이라는 말이 여전히 한국 정치계를 좌우하는 금과옥조지만 60년을 넘게 버텨온 어떤 ‘콘크리트’도 한순간에 먼지로 사라지고 마는 것을 우리는 똑똑히 보았다.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0/12/07/EYYZ4OBOQBEZDKY6QVWW6DIOXI/ [강헌의 히스토리 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