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경의 옐로하우스 悲歌] 16

[최은경의 옐로하우스 悲歌]<28>성매매 여성들 "친구 부인 흉내도 요구하는데..리얼돌 위험"

중앙일보 2019.11.16. 13:00 [최은경의 옐로하우스 悲歌] 성매매 여성 4명에게 찬·반 물으니 "우리도 성매매 종사자 이전에 여성" 일러스트=김회룡기자aseokim@joongang.co.kr 인천 미추홀구의 성매매 집결지 옐로하우스 업소 내부. 사진은 지난 5월에 촬영한 것으로 현재 모든 업소가 철거되거나 문을 닫았다. 최승식 기자 “동료가 어제 노래방 도우미와 성매매한 것을 자랑처럼 말하더라. 내가 만약 리얼돌을 갖고 있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한국 사회에서 리얼돌 소유자는 성매수자보다 더 경멸과 멸시의 대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리얼돌은 그냥 개인의 취미생활이고 취향이니 변태 취급 말아달라.” 올해 초 한 리얼돌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일부다. 지난 6월 일본산 리얼돌..

[최은경의 옐로하우스 悲歌]<26> "성매매 낙인, 시청뒤 산다는 말 못한다"던 선미촌이 달라졌다

[중앙일보] 2019.08.24 11:00 [최은경의 옐로하우스 悲歌] 강제 폐쇄 아닌 점진적 변화 꾀해 일러스트=김회룡기자 aseokim@joongang.co.kr 지난 6월 5일 전주 완산구 노송동에 있는 성매매 집결지 선미촌을 찾았다. 최근 규모가 줄어 17개 업소가 영업하고 있다. 밤이 되자 골목이 환해졌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옐로하우스 비가(悲歌·elegy)’에서 2회분에 걸쳐 대구 자갈마당 이야기를 다루는 동안 이런 댓글들이 달렸다. ‘전주는 시청 뒤에 있고 광주는 ‘양동시장이 유명하던데? ㅋ 거긴 아직 있다지?’(poaw****) ‘원주역 집창촌은 안 없어지나요? 거기가 제일 심하지 않나요? 지금도 주인들은 큰소리 떵떵 치면서 장사하고 있는데.’(q266****) ‘멍청하기 짝이 없다...

[최은경의 옐로하우스 悲歌]<24> "갈비뼈 부러져도 계속" 사라진 대구 자갈마당의 아픈 기억

[중앙일보] 2019.07.13 15:00 [최은경의 옐로하우스 悲歌] 철거 갈등, 대구 자갈마당 가보니 일러스트=김회룡기자aseokim@joongang.co.kr 지난달 6일 대구시 중구에 있는 성매매 집결지 자갈마당 철거가 진행중이다. 송봉근 기자 포크레인이 인천 옐로하우스의 마지막 업소 앞에서 최후통첩을 하던 지난달 초, 또 다른 성매매 집결지에서는 이제 막 철거가 시작되고 있었다. 대구 중구 도원동 성매매 집결지 ‘자갈마당’이다. 일제강점기인 1906년 만들어진 유곽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곳으로 1만2428㎡(약 3766평) 규모다. 이곳에서도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5월 아파트 886세대, 오피스텔 256호 등을 짓는 주상복합 신축 사업이 승인돼 지난달 4일 ‘60호집’을 시작으로 철거에 ..

[최은경의 옐로하우스 悲歌]<23>성매매 여성들이, 성매매를 고발했다

[중앙일보] 2019.07.06 15:01 [최은경의 옐로하우스 悲歌] 영업 멈추고도 업소 떠나지 않는 이유 “포주들 처벌받게 하고 권리 찾겠다” 이제는 사라진 성매매 집결지 옐로하우스의 지난 1월 모습. 일러스트=김회룡기자aseokim@joongang.co.kr 지난달 말 옐로하우스 성매매 업소 4호집 전경. 여성들의 권리 주장을 담은 현수막과 조합 측 현수막이 함께 붙어 있다. [사진: 옐로하우스 이주대책위원회 제공] 인천의 마지막 성매매 집결지 미추홀구 숭의동 옐로하우스. 7월의 어느 날 밤 옐로하우스에는 건물 한 채에서만 불빛이 나오고 있었다. 성매매 업소 4호집이다. 5월 초 영업을 중단한 이곳은 철거 문제가 불거지면서부터 옐로하우스 종사자로 구성된 이주대책위원회의 본부가 됐다. 위원회에 가입한..

[최은경의 옐로하우스 悲歌] ⑳“짓밟힐까봐 센 척하지만 알고 보면 약한 사람들”

[중앙일보] 2019.04.13 14:00 [최은경의 옐로하우스 悲歌] ⑳ 지난 7일 오후 옐로하우스 여성들이 1인 시위를 하는 인천 미추홀구청 입구 천막을 찾았다. 이곳에서 만난 여성은 “아직도 우리 이야기를 언론에 연재하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기사 댓글을 보면서 우리를 이해해주는 분들에게 용기와 위안을 얻기도 하지만 사회적 낙인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왜 다른 일 않냐 묻자 “탈성매매 해봤지만 성추행 당해···”’가 보도된 이후 특히 그랬다고 했다. 여성들의 항변에도 ‘힘들게 사는 사람은 많아요. 힘들다고 다 성매매 하진 않는데’(yaki****), ‘의지가 부족한 거지 사회가 그렇게 만든 건 아닙니다’(ella****) 등 댓글의 대다수가 이들을 이해할 수 없..

[최은경의 옐로하우스 悲歌]⑲ 왜 다른 일 않냐 묻자 "탈성매매 해봤지만 성추행 당해···"

[중앙일보] 2019.04.06 14:00 [최은경의 옐로하우스 悲歌]⑲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aseokim@joongang.co.kr ‘가슴이 미어집니다. 화환을 준비해 조문하고 싶습니다.’ 병으로 세상을 떠난 옐로하우스 성매매 여성의 이야기가 보도된 뒤 시민단체인 공익제보자모임에서 e메일을 보내왔다. 정국정 공익제보자모임 대표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사람이 마지막 가는 길에 꽃 한 송이 없다는 것이 마음 아파 회원들과 조용한 조문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그곳에서는 아프지 마시고 행복하고 편안하시길’(styl****), ‘다음 생엔 좋은 부모 만나서 사랑 듬뿍 받는 예쁜 딸로, 여자로서 사랑받는 한 사람으로 태어나시길 기도합니다’(eyn0****) 같은 명복을 비는 댓글도 많이 올라왔다. 한 중년 여..

[최은경의 옐로하우스 悲歌]⑱ 어느 매춘 여성 쓸쓸한 죽음…마지막 순간 아무도 없었다

[중앙일보] 2019.03.30 14:00 [최은경의 옐로하우스 悲歌]⑱ 평생 불우하게 살다 쓸쓸한 죽음 정 많던 그녀 생각에 동료들 눈물 빈소 없어 국화꽃 한 송이 못 받아 “기자님, 일이 생겼어요.” 지난 18일 오후 옐로하우스 여성에게서 전화가 왔다. 옐로하우스에서 일하던 여성이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겼됐다는 얘기였다. 수화기 속 목소리가 떨렸다. 몇 시간 뒤 ‘인천 옐로하우스 종사자 원룸서 숨져’라는 제목의 기사가 뜨기 시작했다. 아파트 건설을 위한 철거가 계속되는 가운데 황망한 일을 겪은 옐로하우스는 술렁였다. 숨진 여성 F씨(43)가 발견된 것은 지난 15일 오후 6시쯤이다. 지난 달 초까지 옐로하우스 업소 ○호에 살던 F씨는 건물 철거가 임박하자 거처를 옮겨야 했다. 근처에 보증금 500..

[최은경의 옐로하우스 悲歌]⑯ “성매매 여성 엄단해야” vs “합법화로 여성 보호”

[중앙일보] 2019.03.16 14:00 [최은경의 옐로하우스 悲歌]⑯ 업주와 여성들이 떠난 성매매 업소들이 차례로 철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3일 옐로하우스 입구 모습. 최은경 기자 ‘불법이잖아. 잡아가야지 뭐하고 있나.’(kiji****) ‘마약하는 애들은 불법이고 파는 애들은 합법이 아닌 것처럼 매수가 불법이면 매매도 불법인 거지.’(real****) 옐로하우스 비가(悲歌·elegy) 시리즈가 나가는 동안 성매매 여성들을 모두 처벌해야 한다는 댓글이 끊이지 않았다. 성매수 남성은 물론이고 성매매 여성들도 엄정하게 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들이다. 이런 주장대로 성을 사고파는 남성과 여성을 모두 처벌한다면 집창촌에서는 여성보다 훨씬 많은 수의 남성들이 형사처벌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소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