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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161] What if I have time?

바람아님 2020. 3. 8. 20:03

(조선일보 2020.03.07 이미도 외화 번역가)


'두려워하는 이들에겐 시간이 매우 빨리 지나간다. 후회하며 슬퍼하는 이들에겐 시간이 너무 길다.

하지만 사랑하는 이들에겐 시간이 영원하다.' 셰익스피어의 글입니다.

'세븐 파운즈(Seven Pounds·사진)'는

후회하며 슬퍼하는 남자와 생명이 일찍 꺼져가는 걸 두려워하는 여자의 러브 스토리입니다.

제목은 셰익스피어 작품 '베니스의 상인' 속 '1파운드 살'에서 따온 겁니다.

제목의 함의(含意)는 '일곱 개의 위대한 선물'.


'세븐 파운즈'


벤은 교통사고로 약혼녀를 잃었습니다. 에밀리는 희소 혈액형 심장병 환자입니다.

이식수술을 못 받으면 한 달도 못 넘길 운명입니다. 그녀를 업무로 만난 국세청 세금 징수원 벤이 사랑에 빠집니다.

에밀리가 묻는군요. "내게 만약 시간이 주어진다면(What if I have time)?" 이때 '시간'은 '새 삶'입니다.

벤의 질문도 간절합니다. "우리가 결혼해 아이가 생긴다면?"


얼마 후 벤이 다급하게 전화합니다. "911입니다." "구급차 보내줘요." "어떤 상황이죠?" "자살입니다."


이런 명구가 있지요. '오늘 누군가가 그늘에 앉아 쉴 수 있는 건 오래전 누군가가 한 그루 나무를 심은 덕분이다

(Someone is sitting in the shade today because someone planted a tree long time ago).'

영화에선 '장기(臟器) 기증'이 '나무'입니다.

수술 이후 에밀리는 알게 됩니다. 새 심장이 벤의 선물이라는 걸.


벤은 본명이 팀입니다. 2년 전 그는 교통사고를 내 일곱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이후 그가 동생의 국세청 신분증을 도용해 장기를 기다리는 이들의 정보를 찾던 중 에밀리도 알게 된 겁니다.

속죄의 여정에서 팀이 인연을 맺는 나머지 6인의 사연은 가려둡니다.


영화엔 선물이 또 있습니다. 이 메시지입니다.

'당신이 누군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선물은 시간이다(The greatest gift you can give someone is your time).'

이때 '시간'은 누군가와 함께한 시간에 깃든 소중한 추억입니다.

팀의 심장 덕분에 영원히 멈추지 않을 사랑의 기억을 간직하게 된 에밀리가 새 삶을 시작합니다.




세븐 파운즈
가브리엘 무치노 감독/ 유이케이/ 2009/ DVD 1매(123분)
NBT000016584/ [정독]디지털자료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06/202003060307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