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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163] You can't have your cake and eat it too

바람아님 2020. 3. 22. 08:33

(조선일보 2020.03.21 이미도 외화 번역가)


'권력, 교만, 무능의 삼합(三合)보다 위험한 건 드물다(There are few things more dangerous than a mixture of power,

arrogance and incompetence).'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밥 허버트의 글입니다.

애니메이션 '천재 강아지 미스터 피바디(Mr. Peabody and Sherman·사진)'는 이 주제를 영화의 도입부에 내세웁니다.

주인공은 노벨상을 탄 천재 과학자 피바디. 그가 입양해 키우는 인간 소년 셔먼에게 이렇게 가르칩니다.

"가장 훌륭한 교육은 역사 공부란다." 둘은 타임머신을 타고 역사적 사건마다 현장에 뛰어드는 모험을 합니다.

피라미드 내부를 탐험하고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 창의성도 배웁니다.

트로이의 목마에 잠입해선 전쟁의 잔혹성도 목격하고요.


애니메이션 '천재 강아지 미스터 피바디'


피바디는 아들에게 동시에 할 수 없는 것들과 동시에 해선 안 되는 것들에 대해서도 교육합니다.

그중 백미는 도입부가 선뵈는 혁명기 프랑스의 일화입니다.

'백성이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게 하라(If the people have no bread, let them eat cake).'

마리 앙투아네트가 이렇게 포고령을 내립니다.

그녀가 실제 이 말을 했는지, 군중이 악의적으로 퍼뜨린 가짜 뉴스인지에 대해선 진위가 불분명하지요.


"빵이 없다고 외치는 백성에게 왕비가 한 말은 궤변이야." 피바디가 이렇게 주장하곤 근거를 댑니다.

"자기가 소유한 케이크를 내주지도 않으면서 백성이 케이크를 먹게 하라고 포고하는 건 명백한 궤변이지."

이 대사를 위해 피바디가 참고한 명구가 있습니다.

'You can't have your cake and eat it too

(케이크를 소유하고 있는 행위와 그걸 먹는 행위는 동시에 이루어질 수 없다).'

그가 '먹다(eat)''포고하다(edict)'로 변주한 겁니다.


'코로나 19'의 확산을 막을 대책으로 정부는 국민에게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에 참여해달라고 당부합니다.

한편 이 '거리 두기'에 역행하는 정책도 동시에 시행하고 있지요.

마스크가 절실한 국민을 약국 앞에 줄 세워 불안에 떨게 하는 '거리 좁히기' 말이지요.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20/202003200540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