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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165] I want to take out a book

바람아님 2020. 4. 5. 07:38

(조선일보 2020.04.03 이미도 외화 번역가)


반체제 인사였기에 옛 소련에서 추방된 이후 미국에서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가 있습니다.

유대계 미국 시인 조셉 브로드스키입니다.

그가 이렇게 썼습니다. '분서(焚書)보다 나쁜 범죄들이 있다. 그중 하나는 책을 안 읽는 것이다

(There are worse crimes than burning books. one of them is not reading books).'


이 명구가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The Reader·사진)'의 주제입니다.

무대는 1958년 서독. 36세 전차 검표원 한나가 희소식을 받아 듭니다. 사무직으로 일하라는 승진 발령입니다.

한나는 이 사실을 자기 연인에게조차 알리지 않고 도망칩니다. 그녀는 문맹입니다.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바뀐 무대는 1966년 법원. 법대생 마이클이 재판을 방청합니다.

사건 내용은 아우슈비츠 여성 감시원이 유대인 다수를 죽인 1944년 살인입니다.

폭격받아 불타는 교회 안 유대인을 구하지 않고 죽게 놔둔 감시원 이름은 한나 슈미츠. 마이클이 경악합니다.

자기를 버리고 떠난 8년 전 연인이 눈앞에 있는 피고이므로. 마이클은 한나의 진술을 듣던 중 알게 됩니다.

그녀가 문맹이라는 사실을.


독일 태생 유대계 미국인 정치사상가 해나 아렌트가 책 '전체주의의 기원'(1951)에 쓴 글을 소개합니다.

'전체주의의 이상적인 지배 대상은 사실과 허구의 차이, 진실과 거짓의 차이를 분별하지 못하는 이들이다.'

진실과 거짓은 곧 선과 악이지요. 사유 능력이 떨어진 한나는 사건 당시 선악을 분별하지 못했던 겁니다.

내용을 전혀 모르고 한나가 서명한 나치 독일 친위대 문서는 그녀를 무기징역형에 가둡니다.


변호사가 된 마이클이 책을 녹음해 한나에게 보냅니다.

그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조르며 한없이 좋아한 옛날처럼 한나는 테이프를 들으며 다시 행복해합니다.

도서관에도 갑니다. "책을 빌리고 싶어요(I want to take out a book)." 그녀가 난생처음 해본 말입니다.

그런데 아뿔싸, 재회를 꿈꿔온 60대 모범수 한나가 마음을 굳게 잠급니다.

화근은 면회 온 마이클이 던진 질문. 뭔지는 가려둡니다.

한나가 책이 수북한 책상에 올라섭니다. 출소 며칠 전입니다.  청소년 관람불가.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03/2020040303906.html 




더 리더 = The reader : 책 읽어주는 남자 (영화)
스티븐 달드리 감독/ 누리픽쳐스/ 2009/ DVD 1매(124분)
NBT000017869/ [정독]디지털자료실
NBC000007915/ [강서]디지털실



더 리더 = (The) Reader : 책 읽어주는 남자 (대본)
이일범 번역.해설/ 스크린영어사/ 2009/ 317p. (MP3 CD 1장)
747-ㅇ855ㄷ/ [강서]3층 자료실서고/ [정독]어문학족보실


영화를 통해 영어를 학습하도록 구성한 'Screen Play' 시리즈 영화 [더 리더].

영화의 배경이 반세기 전의 독일에서부터 현대의 독일인지라 인물들의 영어는

독일식 영어(Denglish)다.

영화 자체의 템포처럼 말의 속도가 빠르지 않고 표현도 어렵지 않은 편이다.

요란한 속어나 은어, 비어는 물론 특별한 사투리 등도 찾아보기 힘들다.


전체주의의 기원. 1 - 2
한나 아렌트 지음/ 이진우;박미애 [공]옮김/ 한길사/ 2006/ 550p
340.27-ㅇ127ㅈ-2/ [정독]인사자실서고2/ [강서]2층 자료실서고


전체주의의 기원을 밝힌 정치사상서.

전체주의의 전조로 '반유대주의'와 '제국주의'를 들고 있으며,

전체주의가 나치즘과 스탈린주의를 통해 왜 그리고 어떻게 20세기의

대표적 정치현상이 되었는가를 서술하고,

현대사회가 어떻게 이 가공할 폭력장치를 만들어냈는가를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