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日常 ·健康

[발언대] 先行학습보다 思考力 배양 우선해야

바람아님 2015. 3. 30. 09:50

(출처-조선일보 2015.03.30 조연순 대한사고개발학회장)


	조연순 대한사고개발학회장
연순 
대한사고개발학회장
교육부는 최근 선행학습을 공교육의 '방과후 교실'에서도 허용하도록 법을 고치기로 예고했다고 한다. 
교육학에서 '선행학습(prerequisite learning)'이란 
"새롭게 배울 지식이나 기술을 위해 사전에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지식이나 기술"을 말하는 것으로, 
뛰기를 위해 걷기를 먼저 익혀야 하고 부피 개념을 위해 넓이와 길이 개념을 알아야 하는 필수적 
사전지식을 뜻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선행학습은 "학교 정규 교육과정의 다음 단계를 미리 배우는 학습"으로 변질됐다.

필자는 초등학교장 재직 당시 교사들에게 '사교육을 많이 받은 학생들과 적게 받거나 받지 않았던 학생들의 차이'에 관해 설문조사를 했다. 교사들의 응답인즉, 사교육을 많이 받은 학생들은 단답식 문제에 대한 
답은 빨리 맞히지만, 복잡한 생각과 창의력을 요하는 문제는 기피한다고 했다. 
오히려 사교육을 거의 받지 않은 학생들이 어려운 문제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했다.

학교교육에서 빠르게 진도를 나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각 교과 교육과정 내용은 낱낱의 사실보다 중요한 개념이나 일반화, 원리, 원칙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러한 지식들은 마치 인체 세포들처럼 서로 연계돼 있다. 
하나의 개념이나 원리를 표면적으로나 언어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의 필요성부터 시작해 학생들의 
경험을 통해 내부에서 형성돼야 자기 지식이 되며, 
그 과정에서 사고력이 길러져야 새로운 다른 상황에 적용되는 포괄적이고 깊은 지식으로 발전한다.

초등학교 수학 시간에 넓이 개념을 도입할 때 계산법부터 가르치기보다 
"서로 모양이 달라 겹쳐봐도 알 수가 없을 때 어떻게 할까?" 같은 문제를 풀게 하면 
학생들은 작은 네모 조각을 단위로 해 몇 개가 그 안에 들어갈지와 같은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다. 
이렇게 길이나 넓이를 재기 위해서는 어떤 단위가 필요하다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한 길이와 넓이 개념의 도입이다. 
이러한 수업은 개념 도입을 위해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학생은 이렇게 배우면 실생활의 다른 사물들까지 넓이를 재려는 
호기심과 도전과 문제 해결력이 길러진다.

선행학습을 통해 계산법부터 서둘러 가르친다면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보다 공식 외우기에 머문다. 
교육당국과 학부모들이 미래 인재의 싹을 잘라버리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