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사진칼럼

사진이 있는 아침-명동의 작은 숲

바람아님 2015. 6. 5. 10:43

 

한국경제 2015-04-29

 


명동의 작은 숲

 

서울 명동 한복판에 숲 하나가 나타났다. 건물의 외벽에 살아 있는 화초를 빽빽하게 심어놓은 것이다. 그곳은 한 화장품업체의 매장이다. 벽면에 수많은 구멍을 내 흙을 넣은 뒤 작은 사철나무를 심었다. 그 앞에 앉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무려 5만여 그루의 작은 나무가 빌딩을 감싸고 있으니 작은 숲처럼 보인다.


며칠 전, 이 점포의 외관 공사가 마무리된 뒤 명동의 관광지도가 바뀌었다. 지나가는 많은 관광객과 시민들은 이 앞에 멈춰 서 잎을 만져본다. 진짜인 걸 확인하고는 사진을 찍거나 앉아서 휴식을 취한다. 어디에나 숲이 있어야 한다. 도시에도, 사무실에도, 사람 관계에도 기능적으로 완벽한 것보다는 다가가서 쉬고 싶은 틈새가 있어야 환영받을 수 있다.

글·사진=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