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07.25 정경원 KAIST 교수·산업디자인)
파나마 지역의 특성을 잘 나타내주는 것인가, 아니면 단지 유치한 것인가?
아메리카 대륙의 중간에서 태평양과 대서양을 이어줘 수천㎞의 항해를 줄여주는 파나마 운하가
최근 건립된 바이오 박물관 덕분에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파나마시티의 코즈웨이 섬(Cause Islands)에 세워진 이 박물관은 '지협'이라는 지형적 특성과 열대기후 덕분에
울창한 우림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에 관한 조사 연구 결과를 널리 알리기 위해 설립됐다.
2004년 착공해 2014년 10월 개관한 이 박물관은 8개 상설 전시관과 1개 소전시관으로 이뤄져 있으며,
연면적이 4만4132㎡(약 1만2530평)에 달한다. 상설 전시관에서는 파나마대학교와 스미스소니언 열대연구소가 기획한
생물 다양성 관련 전시회가 개최된다. 소전시관에서는 콘서트나 사적인 모임이 열리고, 야외 전시장과 열대 식물원에서도
많은 볼거리가 제공된다. 총 6000만달러(약 675억원)에 달하는 건립 비용은 파나마 정부 예산과 100여개 파나마 기업의
기부금으로 충당했다. 프랭크 게리도 자기 아내의 모국인 파나마를 위해 디자인을 기부했다.
파나마 운하의 태평양 쪽 입구가 내려다보이는 요지에 위치한 박물관의 독특한 외관은 보는 이들에 따라 선호가
크게 엇갈린다. 빨강, 파랑, 초록, 오렌지색 등 원색조의 거대한 판들이 서로 얽혀 있는 것 같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게리는 파나마의 지형과 열대우림의 특성을 잘 반영하기 위해 비대칭 구조와 강렬한 색채를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작가 제프 매나후(Geoff Manaugh)는 "왜 게리가 생존하는 건축가들 중 최악인가를 보여준다"고 혹평했다.
반면에 "비대칭의 아름다움" "놀랍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등 게리의 다른 작품들이 논란 속에 명물이 된 것과 같다.
과연 랜드마크와 논란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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