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디자인·건축

[정경원의 디자인 노트] [88] 논란이 만든 랜드마크

바람아님 2015. 7. 25. 07:40

(출처-조선일보 2015.07.25 정경원 KAIST 교수·산업디자인)

파나마 지역의 특성을 잘 나타내주는 것인가, 아니면 단지 유치한 것인가? 
아메리카 대륙의 중간에서 태평양과 대서양을 이어줘 수천㎞의 항해를 줄여주는 파나마 운하가 
최근 건립된 바이오 박물관 덕분에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파나마시티의 코즈웨이 섬(Cause Islands)에 세워진 이 박물관은 '지협'이라는 지형적 특성과 열대기후 덕분에 
울창한 우림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에 관한 조사 연구 결과를 널리 알리기 위해 설립됐다. 
2004년 착공해 2014년 10월 개관한 이 박물관은 8개 상설 전시관과 1개 소전시관으로 이뤄져 있으며, 
연면적이 4만4132㎡(약 1만2530평)에 달한다. 상설 전시관에서는 파나마대학교와 스미스소니언 열대연구소가 기획한 
생물 다양성 관련 전시회가 개최된다. 소전시관에서는 콘서트나 사적인 모임이 열리고, 야외 전시장과 열대 식물원에서도 
많은 볼거리가 제공된다. 총 6000만달러(약 675억원)에 달하는 건립 비용은 파나마 정부 예산과 100여개 파나마 기업의 
기부금으로 충당했다. 프랭크 게리도 자기 아내의 모국인 파나마를 위해 디자인을 기부했다.
파나마 시티의 바이오 박물관 사진
파나마 시티의 바이오 박물관(Biomuseo Panama), 디자이너: 프랭크 게리, 2014년 10월 개관.

파나마 운하의 태평양 쪽 입구가 내려다보이는 요지에 위치한 박물관의 독특한 외관은 보는 이들에 따라 선호가 

크게 엇갈린다. 빨강, 파랑, 초록, 오렌지색 등 원색조의 거대한 판들이 서로 얽혀 있는 것 같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게리파나마의 지형과 열대우림의 특성을 잘 반영하기 위해 비대칭 구조와 강렬한 색채를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작가 제프 매나후(Geoff Manaugh)는 "왜 게리가 생존하는 건축가들 중 최악인가를 보여준다"고 혹평했다. 

반면에 "비대칭의 아름다움" "놀랍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등 게리의 다른 작품들이 논란 속에 명물이 된 것과 같다. 

과연 랜드마크와 논란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