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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폭염이 더 뜨거웠으면하는 이유

바람아님 2015. 8. 3. 10:20

[J플러스] 입력 2015-08-02

 

8월 남북관계 기상도는 예측불허입니다. 냉랭한 대치상황을 누그러트릴 온난전선이 밀려들 것이란 기대감도 있지만 메가톤급 태풍을 예상하는 시각도 있는데요. 이 달이 향후 한반도 정세에 결정적 시기가 될 것이란 관측에는 힘을 실리고 있습니다. 분단 70, 광복 70년을 계기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오랫동안 남북관계에서 새 모멘텀을 얻기 힘들 것이란 절박감 때문이겠죠.

이런 측면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에 눈길이 쏠립니다. 이 여사는 5일 오전 10시 김포공항에서 떠나 평양에 도착한 후 34일 일정을 마치고 8일 오전 11시 돌아올 예정인데요. 평양 체류 기간 평양산원, 애육원, 아동병원, 묘향산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만나 남북관계에 대한 우리 정부의 메시지를 전달하게되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됩니다. 하지만 이 여사의 방북이 일정한 한계를 가질 것이란 신중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북한도 예우차원에서 평양방문을 초청한 것일 뿐 남북관계와 관련한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기는 무리란 얘기입니다.


 

8.15 공동행사는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북한은 평양 개최를 주장해왔고, 정부는 서울에서 열겠다는 입장인데요. 이 때문에 남북 민간차원에서 논의되던 6.15 공동선언 행사가 무산됐고, 이제 8.15 행사도 위기에 처했습니다. 행사의 정치화를 반대하는 우리 정부에 대해 북한은 1"8·15 공동행사의 '비정치화'는 그 어떤 타당성도 없는 한갓 궤변"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개성에서 열릴 예정이던 준비접촉까지 북한이 일방적으로 무산시키고 팩스 협의를 주장하고 나섰는데요. 행사 성사까지는 험로가 예상됩니다.

 

이달 하순 이뤄질 한미합동군사연습은 큰 변수가 될 수 있는데요. 북한은 1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조선반도 정세격화의 악순환이 지속하고 있는 근본원인은 합동군사연습을 골자로 하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라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연례적인 합동군사연습의 중단을 남북 대화나 교류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며 책임을 남측에 떠넘기고 있는건데요. 우리 군 당국이 "남북 교류와 관련해 한미 연합훈련은 전제 조건이 될 수 없다"(730일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브리핑)고 일축함으로써 북한이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다 북한의 대남 막말비난에 대해 우리 정부가 이례적으로 강력한 반박을 가하면서 대립각은 더 날카로워졌는데요. "말은 원래 말하는 사람에게 다시 돌아가기 때문에 그런 저열한 말은 결국 단체 또는 지도부로 돌아간다"(727일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정부 입장표명에는 대통령까지 모독하는 북한 대남라인에 대한 경고메시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주목되는 건 박근혜 대통령의 8.15 경축사입니다. 북한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담을지, 통일에 대한 비전을 어떻게 밝힐지가 관심인데요. 북한이 수용 가능한 알맹이가 들어있을지도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 특히 8.15나 추석(927)을 계기로 한 금강산 이산상봉이 제안되거나 추진될지 궁금한데요. 금강산 관광재개를 요구하고 있는 북한과의 빅딜이 어떻게 가능할지가 관건입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요즘, 저는 8월이 더 뜨거웠으면 하는 생각을 합니다. 너무 오랜 기간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틀을 녹여버릴 폭염을 고대하고 있는 겁니다. 남북 당국이나 민간차원의 의기투합이 속속 이뤄져 한반도의 수은주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현실로 닥치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