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08.08 03:00 이한수 기자)
[두 얼굴의 일본, 속내 궁금하다면]
와和! 일본 | 성호철 지음 | 나남 | 352쪽 | 1만8000원
일본의 두 얼굴은 당혹스럽다.
2011년 대지진 때 일본인이 보여준 침착함과 질서의식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수백만명이 피난소를 전전하면서도 약탈이나 방화는 단 한 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반면 도쿄 시내 한복판에서 노숙자를 폭행하는 사건이 자주 일어나고
특정 나라에 대한 헤이트 스피치(혐오 발언)가 공공연히 벌어진다.
와세다대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하고 게이오대 방문연구원을 지낸 현직 기자인 저자는
'안과 밖'을 나누는 일본인의 특성에 주목한다.
일본인은 '안의 세계'에서 '와(和·조화)'를 중요하게 여긴다. '안'에 남으려면 서로를 배려하는 '와'를 지켜야만 한다.
반면 '밖의 세계'는 안의 '와'를 깨뜨리는 공포와 무질서의 세계이며 제거해야 할 위협으로 간주된다.
일상 언어와 TV 프로그램 등 다양한 사례를 들면서 전개하는 일본론이 흥미롭다.
저자는 현재 일본의 과제는 밖의 세계에서 존경받는 '와'를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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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컬럼으로 본 일본 사회」/ '일본의 양심'이 비판한 '두얼굴의 일본'
(출처-조선일보 2000/02/28 승인배기자)
○「컬럼으로 본 일본 사회」 야스에 료스케 지음, 지명관 옮김. 소화, 5200원
저자 야스에 료스케는 일본을 대표하는 출판사인 이와나미서점 사장과,
진보적 월간지 「세카이」의 편집장을 지낸 원로 출판인이자 언론인.
일본의 「양심」이었으며, 민주주의와 평화를 사랑한 휴머니스트였다.
또한 매일 아침 1남1녀의 도시락을 손수 음식을 만들어 싸줄 정도로 자상하고 다정한 인간성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컬럼으로 본 일본 사회」는 그가 지난 89년10월부터 96년6월 뇌졸중으로 쓰러지기 직전까지
7년 가까이 「시나노 마이니치」 신문에 1주일에 한번씩 기고했던 컬럼들을 모은 것이다.
그는 98년1월 세상을 떠났다.
야스에는 촌철살인의 짤막짤막한 컬럼을 통해 일본 정치와 문화, 한일 문제, 남북한 문제, 세계정치,
저널리즘에 대해 논하고 있다. 컬럼마다 시대를 꿰?어 보는 그의 날카로운 안목과 깊은 통찰력이 엿보인다.
「부시에게 손자를 권한다」는 컬럼에서 그는 미국의 걸프전을 보면서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손자병법」을 읽으라고
충고한다. 「범용병지법 전국위상 파국차지」.
「무릇 전쟁의 원칙은 적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고 항복하게 하는 것이 상책이며, 싸워서 굴복시키는 것은 그만 못하다」는
것이다. 『전쟁은 미국측 승리로 끝날 것이다. 그러나 전후 남는 것은 무엇인가』고 그는 묻고 있다.
「신사고 정상회의?」라는 컬럼에서는 군축이나 환경-기아-인구-저개발국 지원과 같은 문제에 소극적인 일본을 따끔하게
비판한다. 『일본은 늘 입으로는 신사고를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낡은 질서속에 표류하면서 돈내는 것만을 계속하려는
것일까』라고 의문을 제기한다.
야스에는 특히 전후책임 문제와 관련, 일본 정부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 컬럼에서 그는 『전후보상은 한일조약으로 끝난 것』이라고 주장하는 일본인들의 태도에 대해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그는 이같은 태도를 『주체성을 버리고 냉전체제의 수익자로서 일관해 온 전후 일본이 살아온 삶의 방식이 지닌 모순의
표현』이라고 말한다.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가 만든 「여성을 위한 아시아 평화우호기금」이 『본래 국가가 해야할 보상을
민간 발기인들의 이름을 빌려 하려는 것』이라며 비판한다. 『한 국가가 국가의 존엄을 말하는 이상, 그것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의 존엄은 한단계 더 낮아졌다』고 통탄한다.
야스에는 한국의 군사 독재체제에 대한 비판에 앞장섰으며,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월간지 「세카이」에 「한국으로부터 통신」을 15년간 연재, 유신독재의 진상을 폭로했다.
80년 김대중 대통령이 신군부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았을 때는 구명운동에 앞장서기도 했다.
이 때문에 야스에는 95년 2월에야 비로소 입국 비자를 받아 한국을 첫 방문했다.
그는 『언론의 자유는 언제나 권력을 못 가진 자가 권력을 비판하기 위해서만 존재했다』며 『
어느 때 역사를 보아도 정당함은 소수에 의해 시작됐다』는 언론관을 가지고 있었다.
출판인으로서는 「일본과 세계의 양식에 봉사해야 한다」는 철학을 실천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그의 1주기를 추모하는 글에서 『선생의 타계는 일본뿐 아니라 아시아의 손실』이라며
『그는 진정한 저널리스트였다』고 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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