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08.22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돈
| 詠錢 |
헌종 연간의 문신 해장(海藏) 신석우(申錫愚·1805 ∼1865)가 나이 들어 돈을 주제로 시를 썼다.
시와는 어울리지 않을 동전을 시로 쓸 수밖에 없었던 유쾌하지 않은 일이 많았던가 보다.
돈은 어떤 일도 해결한다.
돈이 있으면 바보도 현자가 되고, 돈이 없으면 제아무리 똑똑한 자도 걱정만 늘어놓게 된다.
한 귀가 나간 동전일지라도 물 흐르듯 세상 곳곳을 굴러다니며 못 하는 짓이 없다.
고생하여 생산한 물건값을 싸게 후려치고, 수천 가구를 파산시키고도 만족할 줄 모른다.
괴물 같은 돈의 위력에 고리대금업자만 신이 났다.
갑자기 졸부가 된 그놈이 제왕 부럽지 않은 권세를 휘두른다.
꼴사납게 표현한 그 모습은 요즈음 일이 아니라 200년 전 일이다.
개원은 당나라 화폐 이름, 제부는 당나라 거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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