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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세월을 거슬러 받고 싶다

바람아님 2015. 9. 3. 08:35





흐르는 세월을 거슬러 받고 싶다

 
 
화살같이 야속하게 흐르는 무정한 세월을
잡을 수 없지만
아름다운 추억으로 거슬러 받고 싶다.


무거운 삶에 흔적으로 남은 주름진 훈장과
처진 어깨 등이 휜 인생의 계급장을
새로운 사춘기로 보상을 받고 싶다.


무정한 세월 앞에 무릎을 치며 한탄하기보다는
켜켜이 먼지 쌓인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
아련한 젊은 꿈을 잠을 깨우고 싶다.


가난은 턱을 괴고 무식은 허리띠를 졸라매게 했던
삶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이젠 찬란한 금빛 날개를 달고
훨훨 창공을 나는 독수리로 보상받고 싶다.


비록 쉰 냄새가 나는 나이지만 가슴엔 언제나
싱그러운 허브향을 심고 장미꽃에 물을 주는
낭만이 있는 청춘으로 세월을 되돌려 보상받고 싶다.


지금은 앞니 빠진 호랑이로 힘없고 연약한
토끼를 쫓는 신세이지만 베레모를 쓰고 얼룩무늬를 입은
방력 있고 늠름한 병장으로 보상받고 싶다.


갈색으로 물든 세월 앞에 무릎 꿇고 주저앉아
지는 석양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칠흑의 어둠을 밝히는
활짝 웃는 보름달로 보상받고 싶다.


- 글 / 청호 윤 봉 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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