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15-09-08
2016년 高麗郡 만든지 1300년… 日 사이타마현 히다카시 르포
일본 도쿄(東京)에서 전철을 타고 서쪽으로 1시간가량 가면 사이타마(埼玉) 현 히다카(日高) 시 고마가와(高麗川) 역에 도착한다. 히다카 시는 ‘일본 속 고구려’로 불린다. 인구 5만7000여 명이 살고 있는 히다카 시의 옛 이름은 바로 고마(高麗) 군이다. 고구려 멸망을 전후해 일본에 이주한 고구려 유민 1799명이 이곳에 정착했다. ‘고려’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고구려 멸망 당시 국호에서 따온 것이다. 내년은 고마 군이 생긴 지 1300주년. 경기도는 히다카 시의 고구려 역사와 문화를 조명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과 교류 확대를 추진한다.
○ 곳곳에 살아 숨쉬는 고구려
1일 히다카 지역에는 건군(建郡) 1300주년을 알리는 현수막과 포스터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고마 군은 716년 설치돼 1896년까지 1200년가량 이어지다 바뀌었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시내 곳곳에는 고구려 유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대표적인 곳이 고마 신사다. 고구려 왕족으로 일본에서 고려왕의 칭호를 받고 초대 군수였던 약광(若光)을 모시는 곳이다. 신사 입구에는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장승이 서 있고 무궁화도 눈에 띄었다. 조선 영친왕과 부인 이방자 여사가 심은 삼나무를 비롯해 국내 유명 정치인과 역대 주일대사들이 찾았던 흔적도 여럿 남아 있다. 한국인을 포함해 한 해 50만 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신사 책임자인 고마 후미야스 씨(49)는 약광의 직계후손이다. 고마 씨는 “조상들이 한반도에서 어렵게 이주해 정착한 역사를 잘 알고 있다”며 “이곳의 역사처럼 양국이 좀 더 긴밀한 협력관계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사 바로 옆에는 고마 산 아래 성천원(聖天院)이라는 사찰이 있다. 약광의 3남이 세운 절로 약광을 모신 고마왕묘 사당이 있다. 절 뒤편에는 일제강점기 36년을 상징해 36층으로 만든 재일한민족 무연지령탑(無緣之靈塔)과 고구려 광개토대왕, 신라 태종무열왕, 백제 왕인 박사 등의 상이 나란히 놓여 있다. 이 밖에 고려천(川), 고려치(峙·고개), 고려향(鄕), 고려역, 고려소학교 등 곳곳에서 쉽게 고려 지명을 볼 수 있다.
이 지역의 대표음식은 김치와 고려인삼을 주재료로 만든 고마나베(高麗鍋·전골)다. 또 올해부터 초등학교 4학년 사회과목에서 고마 군의 역사를 부교재로 만들어 수업을 진행 중이다.
○ 한일 교류의 ‘주춧돌’ 희망
히다카 시는 올해와 내년 고마 군을 알리는 다양한 이벤트를 연다. 23일 시민 1799명이 고구려인의 복장을 하고 행진하는 이벤트가 열린다. 이곳에 정착한 고구려 유민 1799명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11월에는 고구려 무용총 벽화에서 착안한 제4회 국제마상기예대회가, 12월에는 건군 1300주년 역사심포지엄도 예정됐다. 내년에는 5월 21, 22일 이틀 동안 건군 1300주년 기념식이 대규모로 열리고 연중 이벤트도 펼쳐진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건군 130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경기도는 히다카 시의 고구려 알리기 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교류 확대도 추진 중이다. 경기도 산하 경기관광공사는 히다카 시의 고구려 문화유산 홍보를 위해 온·오프라인 번역 등을 돕는다. 또 히다카 시와 자매결연한 경기 오산시의 어린이 축구대회 활성화도 지원할 예정이다. 국내 ‘고구려 도시’인 경기 구리시와의 교류도 검토 중이다. 히다카 시 야가사키 데루오 시장은 “이곳은 한일 양국의 교류와 협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라며 “경기도를 비롯해 구리 오산시 등과 우호교류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양국의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히다카 시가 한일관계 정상화에 보탬이 되도록 다양한 교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히다카(일본)=남경현 기자
일본 사이타마 현 히다카 시에 있는 성천원 절에는 고구려 귀족 출신의 고마 군 초대 수장 약광(若光)의 사당이 있다. 히다카=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 곳곳에 살아 숨쉬는 고구려
1일 히다카 지역에는 건군(建郡) 1300주년을 알리는 현수막과 포스터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고마 군은 716년 설치돼 1896년까지 1200년가량 이어지다 바뀌었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시내 곳곳에는 고구려 유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대표적인 곳이 고마 신사다. 고구려 왕족으로 일본에서 고려왕의 칭호를 받고 초대 군수였던 약광(若光)을 모시는 곳이다. 신사 입구에는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장승이 서 있고 무궁화도 눈에 띄었다. 조선 영친왕과 부인 이방자 여사가 심은 삼나무를 비롯해 국내 유명 정치인과 역대 주일대사들이 찾았던 흔적도 여럿 남아 있다. 한국인을 포함해 한 해 50만 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신사 책임자인 고마 후미야스 씨(49)는 약광의 직계후손이다. 고마 씨는 “조상들이 한반도에서 어렵게 이주해 정착한 역사를 잘 알고 있다”며 “이곳의 역사처럼 양국이 좀 더 긴밀한 협력관계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사 바로 옆에는 고마 산 아래 성천원(聖天院)이라는 사찰이 있다. 약광의 3남이 세운 절로 약광을 모신 고마왕묘 사당이 있다. 절 뒤편에는 일제강점기 36년을 상징해 36층으로 만든 재일한민족 무연지령탑(無緣之靈塔)과 고구려 광개토대왕, 신라 태종무열왕, 백제 왕인 박사 등의 상이 나란히 놓여 있다. 이 밖에 고려천(川), 고려치(峙·고개), 고려향(鄕), 고려역, 고려소학교 등 곳곳에서 쉽게 고려 지명을 볼 수 있다.
이 지역의 대표음식은 김치와 고려인삼을 주재료로 만든 고마나베(高麗鍋·전골)다. 또 올해부터 초등학교 4학년 사회과목에서 고마 군의 역사를 부교재로 만들어 수업을 진행 중이다.
○ 한일 교류의 ‘주춧돌’ 희망
히다카 시는 올해와 내년 고마 군을 알리는 다양한 이벤트를 연다. 23일 시민 1799명이 고구려인의 복장을 하고 행진하는 이벤트가 열린다. 이곳에 정착한 고구려 유민 1799명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11월에는 고구려 무용총 벽화에서 착안한 제4회 국제마상기예대회가, 12월에는 건군 1300주년 역사심포지엄도 예정됐다. 내년에는 5월 21, 22일 이틀 동안 건군 1300주년 기념식이 대규모로 열리고 연중 이벤트도 펼쳐진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건군 130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경기도는 히다카 시의 고구려 알리기 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교류 확대도 추진 중이다. 경기도 산하 경기관광공사는 히다카 시의 고구려 문화유산 홍보를 위해 온·오프라인 번역 등을 돕는다. 또 히다카 시와 자매결연한 경기 오산시의 어린이 축구대회 활성화도 지원할 예정이다. 국내 ‘고구려 도시’인 경기 구리시와의 교류도 검토 중이다. 히다카 시 야가사키 데루오 시장은 “이곳은 한일 양국의 교류와 협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라며 “경기도를 비롯해 구리 오산시 등과 우호교류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양국의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히다카 시가 한일관계 정상화에 보탬이 되도록 다양한 교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히다카(일본)=남경현 기자
'其他 > 韓.日수교50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15m 거대 불상… 韓日 융합한 日 독자문화의 출발 상징 (0) | 2015.09.12 |
---|---|
日 국보1호 목조미륵반가상, 한국 고대불상 쏙 빼닮아 (0) | 2015.09.11 |
[수교 50년, 교류 2000년/한일]日 최초 왕실사찰, 백제서 건너온 건축명장 유중광의 작품 (0) | 2015.09.09 |
[취재일기] 극우 산케이의 도발, 차라리 무시하자 (0) | 2015.09.03 |
[수교 50년, 교류 2000년/한일]세계最古 목조건물에 새긴 불국토… 한일 화공들의 합작품 (0) | 2015.09.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