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는 지도자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춘추시대를 산 공자와 계강자 사이의 문답을 들어보자. 계강자가 공자에게 물었다. “백성들이 나를 따르고 충성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당신이 백성들을 대할 때 믿음직스럽게 하면 자연히 공경받게 될 것입니다. 또한 당신의 부모에게 효도하고 아랫사람에게 자비를 베풀면 백성들은 충성할 것입니다.(臨之以壯則敬 孝慈則忠)”
그렇다. 정치를 잘 한다는 것은 상식에 충실하는 일이다. 대외적으로는 신뢰를 주고, 안으로는 부모에게 효도와 형제 간 우애를 솔선수범하는 것이다. 효제충신(孝悌忠信)이다. 효도와 우애를 하는 인물은 나라와 국민에게 충성하게 돼 있고 깊은 신뢰를 주고 있는 것이다. 세상사 이치가 이러함에도 우리의 정치인들은 국민에게 여간 큰 실망을 안겨주는 게 아니다. 안타깝다.
한 달 일정의 국정감사 기간이다. 그런데 ‘정책 국감’은 온데간데없다. 주요 현안을 놓고 여야 간 충돌과 고성만 난무하고 있을 뿐이다. 충돌지점은 행정자치부 장관의 ‘총선 필승’ 건배사 논란과 정부의 인터넷 뉴스와 포털 대응책,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 노동법 개혁, 선거구 획정 등이다. 한 마디로 ‘핏대 정국’이다. ‘동몽훈(童蒙訓)’은 ‘공직자는 반드시 크게 화냄을 경계해야 한다’며 “일에 잘못이 있거든 마땅히 조용하고 자상하게 처리한다면 필히 성사되지 못할 일이 없다.(事有不可當詳處之 必無不中)”고 가르치고 있다.
국정감사는 현안이 많다. 의원들은 사전에 철저한 자료준비와 현황 파악을 해야 한다. 민심이 향하는 곳을 직시하고 깊이 살펴 국정 방향타를 제대로 잡아주고 대안을 제시하는 국감이 돼야 한다. 그래야 민심을 얻을 수 있다.
“이치와 사정을 살펴 정치제도를 만들어야 한다(度理思情制政儀). 제도를 만들고 명분이 바로 서면 백성이 스스로 살아간다.(立法成名民自治)” 정치지도자에게 주는 관자의 충고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度理思情制政儀: ‘이치와 사정을 살펴 정치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
度 헤아릴 탁, 理 다스릴 리, 思 생각 사, 情 뜻 정, 制 지을 제, 政 정사 정, 儀 법도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