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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곤 방문, 중국 편향 이미지 씻기

바람아님 2015. 10. 12. 09:27
경향신문 2015-10-11

박근혜 대통령이 13~16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 16일 워싱턴DC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은 지난달 초 한·중 정상회담, 지난달 말 미·중 정상회담에 이은 것이자, 10월 말~11월 초 한·중·일 정상회의에 앞서 열리는 만큼 동북아 외교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취임 후 두번째 공식방문이며, 오바마 대통령과의 양자 정상회담은 네번째다. 북핵 등 북한 변수, 한·미동맹 재확인을 통한 중국 경사론 불식, 한·일관계 등 현안이 고루 다뤄진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 외교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도 있다.

“두번째 공식 방미”청와대 안종범 경제수석이 11일 춘추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일정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청와대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11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세부일정을 공개했다. 박 대통령은 오는 14일 한국전 참전 기념비 헌화로 공식일정을 시작한 뒤 같은 날 미국 항공우주국 고다드 우주비행센터(NASA Goddard Space Flight Center·GSFC)를 방문한다.


특히 박 대통령은 15일 취임 후 처음 미국 국방부(펜타곤)를 방문하는데, 미 학계 등에서 제기되는 중국 경사론을 불식시키면서 한·미관계의 굳건함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메르스 사태로 취소한 지난 6월 방미 때도 펜타곤 방문을 검토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의 펜타곤 방문은 역대 대통령 중 이명박 전 대통령(2011년 10월)에 이어 두번째다.

박 대통령은 마지막 날인 16일 오바마 대통령과 단독정상회담 및 확대 오찬회담을 갖고 한·미동맹, 핵 문제 등 대북공조 방안, 동북아 평화·안정·번영을 위한 협력 등을 논의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연다.


양국은 공동설명서(Joint Fact Sheet) 외에 공동성명(Joint Statement) 등 별도 문서를 채택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별도 문서를 채택하면 새로운 대북 접근법이나 대북 메시지가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방미길에 오르는 박 대통령은 적잖은 외교적 과제를 떠안고 있다. 특히 중국 전승절 참석을 계기로 한층 가까워진 한·중관계는 역설적으로 중국 경사론을 불렀던 만큼 박 대통령은 이를 불식시켜야 한다. 또 북핵 등 무력도발에 대한 한·미 양국의 강력한 억지의지를 확인하고, 통일 정책에 대한 미국의 지지도 확인해야 한다.


한·일관계도 주요 논의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미국은 한·미·일 3각 안보 협력 복원을 희망하고 있고, 정부도 한·일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개최될 것으로 보이는 한·중·일 정상회의와 관련한 논의가 오갈 수도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박 대통령 수행도 관심을 끈다.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 방미에 수행하는 것은 4번째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 관련 협의나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사업 기술이전 논란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펜타곤 방문을 위해 의전상 동행하는 것이며, 다른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방미에는 사상 최대인 166명(164개사)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2013년 5월 방미(51명) 때보다 3배가 넘는 규모로, 중소·중견기업의 비중이 84%라고 청와대가 밝혔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한국 참여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거론되나, 청와대는 “의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