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차라리 없이지내라"..서울 새브랜드에 직격탄
연합뉴스 2015-10-31
朴"시민참여로 만들어…어느 브랜드도 처음에 환영못받아"
새정치민주연합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31일 서울시의 새로운 브랜드에 대해 "더 이상 조롱당하며 서울사람 자존심을 건드리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다시 시작하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브랜드 네이밍 전문가인 손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디자인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디자이너로서 저는 솔직히 부끄럽다"며 서울시 브랜드인 'I.SEOUL.U(아이.서울.유)'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손 위원장은 광고계 현장에서 일하면서 소주 '처음처럼', '종가집 김치' 등의 이름을 지어 명성을 날렸다.
손 위원장은 "단어들을 억지스럽게 나열해 쉬운 단어인데도 불구하고 무슨 뜻인지 헷갈리게 돼 있다"며 "설명을 들어도 납득이 잘 되지 않는데 전문가인 제가 납득이 쉽지 않다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저는 이 프로젝트의 1차 심사에 참여했기 때문에 관심 있게 결과물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만일 제가 마지막 심사에 참여했다면 목숨을 걸고 이 안이 채택되는 것에 반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이서울'도 그저 오래 써 왔을 뿐, 깊이가 있거나 서울의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는 브랜드는 아니었다"면서도 "다시 하기 어렵다면 그냥 하이서울로 당분간 때우시던가 차라리 브랜드 없이 지내시기를 충고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손 위원장이 당 소속 지자체장인 박원순 서울시장의 브랜드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당에 들어왔다"고 말한 적이 있는 손 위원장이 이처럼 박 시장을 공격한 데 대해 '문재인 편들기를 위한 노골적인 흠집내기'라는 비판과 함께 여당측에 박 시장을 공격할 빌미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미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가 서울의 브랜드가치를 스스로 조롱거리로 만들고 있다. 행정력과 예산낭비의 대표적 사례"라며 비판한 바 있다.
손 위원장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듯 페이스북에 "박 시장을 폄하하기 위해 언론이 일부러 트집 잡는다고 하는 당내 의견도 들었지만, 이 일은 정치와 관련 없는 브랜드의 본질적 가치에 관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도 즉각 대응했다. 박 식장은 이날 서울 명동역 인근에서 열린 '일자리 대장정' 행사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새 브랜드 선포는 시민이 다 한 것으로 무려 1만 7천여 개의 응모가 접수됐고 전문가가 도움을 주긴 했지만, 시장도 일체 관여하지 못했다"며 "이렇게 브랜드를 만드는 것 자체가 획기적인 방식 아니냐"라고 반박했다.
이어 "어느 브랜드도 처음부터 환영받지 못했다. 'I♥NY(아이 러브 뉴욕)'도 뉴욕시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에 유명해진 것으로 서울도 위상이 높아지고 홍보가 될수록 브랜드의 의미가 확장성을 더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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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I.SEOUL.U'보다 'Hi Seoul'이 낫다
국민일보 2015-10-31
지난 28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열린 새 브랜드 선포식에서 시민 1000명과 전문가가 최종 후보 3가지를 놓고 투표한 결과 ‘I.SEOUL.U’는 58.21%의 지지를 얻어 ‘Seouling’과 ‘SEOULMATE’를 제치고 서울의 새 얼굴로 낙점됐다. 2002한일월드컵 직후 이명박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만든 ‘Hi Seoul’ 이후 13년 만에 나온 브랜드인 것이다. 서울시는 “서울을 중심으로 나(I)와 네(U)가 만나 열정과 여유로 어우러진다는 공존의 의미를 담았다”고 했다. 하지만 서울시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새 브랜드에 대한 비판과 패러디가 이어졌다.
서울시는 브랜드 교체 배경 중 하나로 ‘Hi Seoul’에 덧붙은 ‘Soul of Asia(아시아의 혼)’라는 표현이 2006년 중국내에서 사용 허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에게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슬로건이라는 얘기다. 그러면 ‘Hi Seoul’만 쓰면 될 일이다. ‘Hi Seoul’ 브랜드의 자산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294억원에 달한다는 연구도 있었다.
브랜드 슬로건은 직관성이 생명이다. 누구나 딱 보고 바로 연상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새 브랜드는 확실하게 와닿지 않는다. 외국인도 뜻을 짐작하기 힘든 브랜드로 얼마만큼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낼지 의문이다. ‘I♥NY(아이 러브 뉴욕)’은 1977년 만들어진 후 세계적인 도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서울시가 참고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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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아이서울유'를 어찌할꼬
중앙일보 2015-10-31
이 브랜드를 제작하고 홍보하는 데 서울시가 쓴 돈은 15억원이다. 이 예산의 상당 부분이 지출된 28일 서울광장 선포식엔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외국인들이 여럿 배치됐다. 새 브랜드가 외국인들에게도 매력이 있음을 주장하려는 의도가 빤히 읽혔다. 그러나 정작 국내외 외국인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한 외국인 홍보전문가는 “그래서 서울이 어떻다는 건지 어리둥절하다”며 “‘예스! 도쿄’를 베낀 인상을 줬던 ‘하이 서울’보다는 낫다는 게 ‘아이서울유’의 유일한 장점”이라고 꼬집었다. 친한파를 자처하는 한 영국계 홍보전문가는 한국어로 ‘나와 너의 서울’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것을 두고 “부연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 자체가 브랜드로서는 실격”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도 할 말은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공모전과 전문가 투표 등을 통해 선정 작업을 진행해 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 부분이 이상하다. 브랜드 이미지 작업은 세련된 감각과 고도의 전략을 요하는 전문 분야다. 서울의 매력을 세계와 소통하기 위해선 일반 시민보다는 전문가들의 기술을 빌렸어야 한다. 정 ‘시민 참여’에 방점을 찍고 싶었다면 전문가들의 아이디어를 경합시켜 일반 시민이 선택하도록 한다면 어땠을까. 전문가의 존재 이유를 외면하면서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셈이 됐다. 브랜드 작업을 쉽게 보고 “시민 참여를 이끌어내는 서울시”라고 스스로를 포장하고 싶어 한 것은 아닌가 묻고 싶다.
어쨌거나 ‘아이서울유’의 비극은 이미 시작됐다. 이젠 ‘아이서울유’를 택시에서, 공공화장실에서, 서울시청에서 마주쳐야 한다. 우리가 단지 서울에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전수진 정치국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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