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11.23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할리우드 공상과학 영화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은 유인원이 인간을 지배하는 미래의 지구를 그린
동명(同名) 시리즈 프롤로그에 해당한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실험 과정에서 침팬지가 부작용으로 인간에 맞먹는 지능을 얻었고,
실험실과 동물원에서 학대받는 동료들을 규합해 탈출했다.
미래 인류를 지배하는 유인원의 시조다.
영화의 상상력을 현실화할 가능성이 최근 완전 차단됐다.
영화의 상상력을 현실화할 가능성이 최근 완전 차단됐다.
지난주 프랜시스 콜린스 미 국립보건원(NIH) 원장은 "마지막 남은 연구용 침팬지 50마리를 모두
보호시설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NIH는 2013년 310마리의 연구용 침팬지를 보호시설로 보내면서 50마리는 비상시 연구용으로 남겼다.
그동안 침팬지 실험 요청이 한 건도 들어오지 않자 실험 동물 목록에서 아예 침팬지를 지우기로 한 것이다.
과학계 일부에서는 섣부른 조치라고 반대했다.
과학계 일부에서는 섣부른 조치라고 반대했다.
야생 침팬지가 걸리는 에볼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치료제를 침팬지에게 시험해야 하는데 동물 보호 단체들의 압력에
굴복해 오히려 침팬지를 위태롭게 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과학자 대다수는 침팬지를 시작으로 동물실험을 점차 축소하는
것을 시대적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나를 위해 남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를 계속 정당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약을 개발하면서 동물실험을 생략하고 바로 사람에게 시험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약을 개발하면서 동물실험을 생략하고 바로 사람에게 시험할 수는 없다.
과학자들은 인간을 대신할 '미니' 인간을 동물실험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먼저 '칩 위의 장기(臟器)'다. 손에 들어오는 작은 플라스틱 칩에 장기의 세포를 넣은 형태다.
2010년 미국 하버드대의 잉버 교수와 허동은 박사(현 펜실베이니아대 교수)가 개발한 '칩 위의 허파'는
폐부종 치료제 실험에서 실제 허파와 같은 결과를 나타냈다.
칩 위의 허파는 지난 6월 영국 런던 디자인 박물관으로부터 '올해의 디자인'으로 선정됐다.
칩 위의 허파는 지난 6월 영국 런던 디자인 박물관으로부터 '올해의 디자인'으로 선정됐다.
새로운 시대의 상징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이미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전시됐다.
칩 위의 장기를 넘어 '칩 위의 인간'도 개발되고 있다.
작은 칩에 초소형 장기를 모두 집어넣은 '휴먼 온 어 칩(Human on a chip)'이다.
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든 실험용 미니 장기인 '오가노이드(organoids)'도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신약 개발에는 오랜 시간과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 후발 주자인 우리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다.
신약 개발에는 오랜 시간과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 후발 주자인 우리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다.
그렇지만 신약 개발 과정을 우리가 바꿔버리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
김두연 하버드 의대 교수는 "알츠하이머 치료 물질 실험에 뇌세포를 이용하면 생쥐 실험보다
10배 빠르고 100배 저렴하게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뇌세포를 처음으로 배양한 공으로 최근 '미국 창의상'을 받았다.
산업계가 정부에 바라는 연구개발(R&D)은 이처럼 미래에 게임의 법칙을 바꿀 혁신이다.
그런데도 정부가 지원하는 연구 중 상 당 부분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들어가 기업들이 치열하게 다투는 주제들과 겹친다.
논문이나 연구 과제의 키워드만 검색해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이럴 바에야 정부의 R&D 사업을 기획 단계부터 기업에 맡기자는 말까지 나온다.
최소한 이미 판세가 정해진 일에 중복 투자하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시대를 읽을 수 있는 R&D 정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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