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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우주발사체 회수 실험 성공...베조스와 경쟁 본격화

바람아님 2015. 12. 23. 09:13

(출처-조선일보 2015.12.22 김민수 기자)

21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발사된 스페이스X의 팔콘 9 로켓.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메인 발사체를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 스페이스X 제공.
21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발사된 스페이스X의 팔콘 9 로켓.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메인 발사체를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 스페이스X 제공.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민간 우주 개발 기업 ‘스페이스-X’가 21일(현지시각) 통신위성을 탑재한 우주 발사체 팔콘-9을 
쏘아올린 뒤, 메인 추진 엔진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가 설립한 민간 우주 기업 ‘블루오리진’이 지난달 성공한 데 이은 것이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을 선두로 민간 우주 발사체 재사용 기술 경쟁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 머스크 ‘웰컴 백 베이비’ vs 베조스 ‘웰컴 투더 클럽’

한번 사용한 우주 발사체를 회수하면 발사체를 다시 제작할 필요 없이 연료만 채우면 되기 때문에 위성 발사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다. 우주 선진국들은 발사 비용을 줄여 상업용 우주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우주 발사체 회수 실험에 처음으로 성공한 것은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CEO가 설립한 민간 우주 기업 ‘블루오리진’이다. 
지난 11월 23일(현지 시각) 블루오리진은 무인 우주선 ‘뉴 셰퍼드’를 발사했다. 
100km 상공까지 도달한 뉴 셰퍼드의 추진 엔진은 분리돼 발사장에서 1.4km 떨어진 곳에 무사히 착륙했다. ‘

예정된 일정보다 하루 늦은 21일 저녁 8시 29분 발사된 스페이스-X의 ‘팔콘 9’은 지난 6월 엔진 폭발 사고 이후 6개월 만에 
‘절치부심’한 일론 머스크의 ‘화려한’ 복귀였다. 지난 6월 국제우주정거장에 화물을 운송하기 위해 발사된 팔콘-9은 
설계 결함으로 공중에서 폭파했다.

미국 플로리다 주 케이프 커내버럴 발사기지에서 발사된 팔콘 9의 메인 로켓 엔진은 발사 뒤 10분 만에 분리돼 
발사장에서 남쪽으로 6마일(약 10km) 떨어진 곳에 무사히 착륙했다.

머스크는 분리된 메인 추진 로켓이 낙하하는 장면을 바라보며 “웰컴 백 베이비(Welcome back, baby)”라고 짧게 트위터에 
소감을 올리며 “발사체 회수 기술 구현으로 운영 비용을 낮춰 급성장하고 있는 민간 우주 발사체 산업에서 경쟁력을 더욱 
확보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베조스는 트위터에 “웰컴 투 더 클럽(Welcome to the Club)!”이라고 짧게 올리며 스페이스-X의 발사체 회수 실험 성공을 
에둘러 축하했다. 발사체 재사용 실험에 먼저 성공한 자부심을 넌지시 암시한 것이다.

◆ 머스크, 늦었지만 상업적 활용에는 스페이스-X가 한발 앞서

스페이스-X가 한발 늦었지만 이미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데는 한 발 앞서고 있다. 
블루오리진의 회수 실험은 고도 100km까지 수직 상승한 뒤 로켓을 분리해 착륙시키는 비교적 단순한 실험이었지만 
스페이스-X의 실험은 오브콤의 통신 위성 11개를 위성궤도인 800km 상공에 정확히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블루오리진과 스페이스-X의 발사체 회수 실험을 동일하게 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스페이스-X는 이전에도 발사체를 해상에 착륙시키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실패를 경험하며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발사체를 개조했다. 이번에 사용된 팔콘-9 발사체의 메인 추진 엔진은 분리된 뒤 다시 지상에 착륙하는 데 필요한 추진력을 
추가로 얻기 위해 연료를 더 채워넣었다. 이를 위해 설계 구조와 성능을 업그레이드하고 발사체의 착륙 시스템도 보강했다.

그러나 이번에 회수된 발사체가 언제 다시 재사용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머스크는 이번 실험에 성공한 뒤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회수한 발사체를 재활용해 성공적으로 발사해야 미션이 완수되는 것”이라며 
“아직 언제 구체적으로 이번에 회수한 발사체를 재사용해 발사할지 결정하지 않았으며 
그 시기는 아마 내년쯤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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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켓 회수 시험 첫 성공… '아이언맨' 제친 아마존 CEO

(출처-조선일보 2015.11.26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베조스 "로켓, 원형 그대로 착륙" 재활용 시대 열어… 경쟁자 머스크도 축하 메시지]
100㎞ 높이까지 올라간 뒤 발사 지점 1.4m 떨어진 곳에 곧추선 상태로 착륙

-美기업들 과학연구 적극 지원
베조스 "2017년 우주관광 시작"
구글·오라클·MS 창업자도 뇌과학·老化연구소 등 설립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왼쪽),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왼쪽),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
"보잉 747 여객기를 타고 나라를 한 번 횡단하고는 버린다면 그 여행이 얼마나 비싸겠어요."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조스가 ABC방송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와 같은 일이 계속 벌어져왔다. 보잉747 가격 못지않은 우주로켓은 우주선이나 위성과 분리된 후 
그대로 지구로 떨어져 고철로 전락했다. 그래서 로켓 재활용은 우주 산업의 숙원이었다. 
우주 개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베조스가 이를 처음으로 해냈다. 
베조스는 24일(이하 현지 시각)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우주로켓 '뉴 셰퍼드'호가 전날 발사 후 원형 그대로 지상에 
무사히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블루 오리진은 23일 오후 12시 21분 텍사스주 서부 밴 혼 인근 발사장에서 무인 우주선 뉴 셰퍼드를 발사했다. 
뉴 셰퍼드호는 지상에서 100㎞ 높이까지 올라갔다가 우주선과 분리됐다. 
이후 지구로 낙하해 발사 지점에서 불과 1.4m 떨어진 곳에 곧추선 상태로 착지했다. 
로켓이 낙하하기 전 분리된 상단의 우주선도 낙하산을 펴고 무사히 착륙했다. 
우주선과 로켓 모두 재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베조스는 "현재까지 조사에서는 모든 과정이 계획대로 진행됐고 로켓도 다시 쓸 수 있는 상태로 파악됐다"며 
"우주로켓도 이제 한 번 쓰고 버리는 소모품이 아니다"고 밝혔다.

베조스는 1994년 아마존을 창업해 엄청난 돈을 벌었다. 
포브스에 따르면 베조스는 보유 자산 464억달러(약 53조1000억원)로 전 세계 열다섯째 부자다. 
그가 2000년 우주개발업체 블루 오리진을 창업한 것은 어릴 때부터 품어온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다섯 살 때인 1969년 아폴로 11호 발사 장면을 보고 우주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했다. 
베조스는 "내 유일한 목표가 돈을 버는 것이라면 그저 그런 스낵회사를 차리는 게 훨씬 쉬웠을 것"이라고 했다.

베조스는 로켓 재활용 시험에 성공하면서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창업자 겸 CEO인 일론 머스크를 한발 앞서게 됐다. 
'아이언맨'의 주인공 모델로도 유명한 머스크는 인터넷 결제 대행업체인 페이팔의 지분을 매각해 엄청난 돈을 거머쥔 뒤 
테슬라와 우주 기업 스페이스X를 잇따라 창업했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를 세우며 "언젠가 수명이 다할 지구를 떠나 화성으로 이주하겠다는 어린 시절 꿈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IT 업계에서는 베조스의 로켓 회수 시험 성공에 대해 "아마존이 아이언맨을 이겼다"는 말이 나왔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현재 민간 우주 기업의 선두 주자다. 
우주로켓 팰컨9을 개발,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용역을 받고 국제우주정거장으로 화물을 운송하고 있다. 
그런 스페이스X도 로켓을 착지대를 펼친 상태에서 250m 띄웠다가 다시 착륙시키는 실험에는 성공했지만, 
실제 임무에 나선 로켓의 회수는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로켓은 바다에 띄운 이동식 선박 근처까지 돌아왔지만 착지 과정에서 배에 부딪혀 폭파되기 일쑤였다.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우주 기업 블루 오리진의 창업자 겸 CEO인 제프 베조스(모자 쓴 이)가 27일 미국 텍사스의 로켓 발사장에서 세계 최초의 로켓 회수 실험에 성공하고 나서 샴페인을 터뜨리며 환호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우주 기업 블루 오리진의 창업자 겸 CEO인 제프 베조스(모자 쓴 이)가 27일 미국 텍사스의 로켓 발사장에서 세계 최초의 로켓 회수 실험에 성공하고 나서 샴페인을 터뜨리며 환호하고 있다. 뒤로 보이는 것이 지구 상공 100㎞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지상으로 착륙한 우주로켓‘뉴 셰퍼드’호이다. /블루 오리진 제공
머스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베조스와 블루 오리진의 로켓 추진체 회수 성공을 축하한다"면서도 
"우주와 궤도의 차이를 분명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뉴 셰퍼드호가 위성이 지구 주위를 돌 수 있는 우주까지 나가지 못하고 지구 궤도에 머물렀다는 점을 비꼰 것이다.

베조스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2017년부터 우주선에 6명씩 태우고 무중력상태를 체험하는 우주 관광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무중력상태의 과학실험이 필요한 과학자들도 고객이 될 수 있다. 
블루 오리진은 스페이스X의 팰컨 로켓처럼 우주 공간으로 나갈 새로운 로켓 개발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민간 우주 경쟁이 본격화된 것이다.

머스크와 베조스처럼 미국의 IT 업계에서는 돈을 벌기 위한 사업뿐 아니라 우주 개발, 생명 연장 등 
인류를 위한 과학 연구에 큰돈을 쓰는 사람이 적지 않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도 
달 탐사 프로젝트와 우주 엘리베이터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의 창업자 래리 엘리슨은 
노화 극복을 위한 엘리슨 의료재단을 설립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업자인 폴 앨런도 앨런 뇌과학 연구소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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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로켓 재활용

(출처-조선일보 2015.11.27 박건형 논설위원·산업2부 기자)

세 살 아이는 어른 침대에서 자고 싶었다. 

엄마를 조르는 대신 아이는 드라이버로 제 침대를 분해해 어른 것처럼 만들었다. 

다섯 살에 아폴로 11호 발사 장면을 보고선 우주를 향한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와 승무원 모험을 다룬 TV시리즈 '스타 트렉'에 빠져 살았다. 

"언젠가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을 찾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우주에 호텔과 놀이공원을 세우겠다고도 했다. 

전자 상거래 기업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의 어린 시절이다.


▶서른 살에 아마존을 세운 베조스는 창업 4년 만인 1999년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이 됐다. 

'전자 상거래의 왕'이라는 호칭도 얻었다. 

이듬해 우주선 개발 업체 '블루 오리진'을 세우고 우주선과 로켓을 만들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막대한 개인 돈을 들여 깊이 4300m 대서양 바다에서 로켓 엔진 둘을 건져냈다. 

어린 시절 꿈을 안겨준 아폴로 11호를 쏘아 올렸던 엔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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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오리진의 로켓 '뉴셰퍼드'가 며칠 전 미국 텍사스에서 발사된 뒤 100㎞까지 올라갔다가 

아무 손상 없이 발사 지점으로 돌아왔다. 

지금까지 로켓은 일회용이었다. 우주선을 지구 밖까지 보낸 뒤 바다나 허허벌판에 떨어지면서 고철이 됐다. 

로켓 하나 만드는 데 몇백억 원이 든다. 베조스는 "보잉 747기를 한 번 타고 버리는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결국 그는 로켓 재활용이라는 해결책을 찾아냈다.


▶로켓이 우주선과 분리될 때 속도는 음속 네 배에 이른다. 

발사대로 무사히 돌아오려면 로켓 속도를 줄이는 브레이크용 엔진과 똑바로 내릴 수 있는 착륙 장치를 달아야 한다. 

과학자들은 로켓을 위로 날리는 것만 생각했다. 

베조스는 공중에서 다시 지상으로 비행하는 방법을 떠올렸다.발상의 전환이다. 

완벽한 로켓 재활용이 가능해지면 우주 비행 비용은 10분의 1로 줄어든다.


▶전기차 기업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는 베조스의 성공이 기쁘지 않을 것 같다. 

머스크와 베조스는 민간 우주산업의 라이벌이다. 

머스크는 화성 거주지를 건설하는 어린 시절 꿈을 이루겠다며 우주선  개발 회사 '스페이스X'를 세웠다. 

우주인을 국제 우주정거장에 실어 나르는 '우주 택시' 사업도 곧 시작한다. 

유일하게 머스크 뜻대로 되지 않은 것이 로켓 재활용 실험이었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두 사람이 내다보는 미래는 같다. 

누구나 자유롭게 우주를 오갈 수 있는 세상이다.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두 사람의 밝은 눈과 굳은 의지가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