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입력 2015.12.23
1970년대 말 프랑스을 발칵 뒤집어놓은 스캔들이 있었다. 사교계의 여성이 상류층의 젊은 여성들을 세계적 명사들에게 제공하는 성매매업을 했다고 해서다. 고객 중엔 미국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도 포함됐다. 77년 영화 '끌로드 부인'의 소재가 됐다.
바로 그 주인공인 페르난드 그루데가 별세했다. 92세. 그루데는 파리 샹젤리제 인근에서 일종의 특권층을 위한 성매매업을 했다. 한때 상류층 젊은 여성 500여 명을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 검찰이 20여 년 추적한 끝에 76년 매매춘 혐의로 기소됐다. 결국 92년 매춘 알선으로 유죄를 받았다.
고인은 한 번도 고객의 이름을 발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간 언론의 취재로 일부 명단이 알려졌는데 그 중엔 케네디 전 대통령과 리비아의 독재자였던 무아마르 카다피, 배우인 말론 브란도가 포함됐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부인) 재키를 닮은 외모지만 좀더 뜨거운 여성"을 원했다고 한다.
고인 스스로는 "사람들이 늘 지불하는 두 가지가 있는데 바로 음식과 섹스"라며 "난 요리를 잘 못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파리 경찰 수장을 지냈던 클로드 캉세스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실토하는 명사나 정치인 등에 비행에 대한 비밀리포트를 쓰는 게 우리의 임무였다"며 "그녀가 많은 국가 기밀을 함께 가져갔다. 그녀는 전설"이라고 말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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