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철 두시간동안 운행중단 일으킨 초강력 음식 ○○○

[중앙일보] 입력 2016.02.11 11:33

열차 운행 중단과 소방대원의 수색 상황을 보도한 일본 현지 TV 뉴스 화면 [중국 관찰자망 보도]

지난 7일 오후 1시쯤 일본 미에현 구와나(桑名)시에서 아이치현 나고야(名古屋)로 향하던 JR간사이선 전철이 도중의 야토미(彌富)역에 멈춰 선 채 승객들을 모두 대피시켰다. 차내에서 이상한 냄새가 느껴진다는 승객들의 신고에 따른 것이었다.

운행사인 JR은 즉각 이 노선의 상하행선 전철 운행을 모두 중단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불특정 다수를 겨냥해 누군가가 이물질을 살포했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할 상황이었다. 1995년 일본에선 사이비 종교단체 회원이 지하철에 독극물(사린가스)을 살포해 다수의 희생자를 낸 사건이 있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대원, 방호복 차림의 안전요원이 출동해 차량 내부와 역사를 샅샅이 수색했다. 두 시간이 지나도록 냄새의 진원을 밝혀내지 못했다. 그러다 한 역무원이 역사 내 쓰레기통에서 '취두부(臭豆腐)' 포장지를 찾아냄으로써 의문이 풀렸다. 경찰은 "차량 안에서 승객의 부주의로 흘린 것으로 보이는 취두부 액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취두부는 두부를 소금에 절여 오랫동안 삭힌 것으로 중국 동남부와 대만인들이 즐겨먹는다. 이 음식을 유명하게 만든 건 멀찌감치에서도 느껴질 정도로 강렬한 냄새다. 그래서 이름에 '냄새 취'(臭)자가 붙었다. 후난(湖南)성 출신의 마오쩌둥(毛澤東)이 평생 즐겨 먹었다.

일본에선 거의 먹지 않는 음식이어서 춘절(설) 연휴를 맞아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혹은 대만인 관광객이 흘렸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에는 간편하게 휴대하며 먹을 수 있도록 진공포장지에 넣어 상품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보도한 중국의 인터넷 매체 관찰자망은 "현지 방송은 취두부에 대해 중국·대만의 미식으로 일종의 발효음식이라고만 보도했으며 중국 관광객의 소행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국 지하철에선 강한 냄새가 나는 음식물을 휴대한 채 승차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으며 테러 방지 차원에서 엄격히 시행되고 있는 승차전 안전검사에서 걸러지고 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