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평화의 언어, 대화는 그 첫걸음"…북한과의 지속적 교류 시사
(베이징=연합뉴스) 김덕현 이준삼 특파원 = "(북한의) 레짐 체임지(체제 변혁)를 말한다면, 구소련과 중국 사례에서 보듯 이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과학과 기술입니다."
북한 대학과의 과학기술 교류를 위해 노벨상 수상자 3명을 이끌고 최근 방북했던 국제평화재단(IPF) 자문이사회 위원장인 알프레드 리히텐슈타인 공화국 왕자는 7일 베이징(北京)에서 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알프레드 왕자는 현재 한반도의 긴장상황이 고조된 상황에서 노벨상 수상자들의 방북이 정당한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평화에 기여하는 유일한 방법은 대화"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방북 기간 이뤄진 많은 만남을 통해 얻은 인상이라고 전제하며 "현재의 지도자가 국제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IPF의 '브리지스 (Bridges) : 평화의 문화를 향한 대화' 행사의 일환으로 지난달 30일∼이달 6일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강연하고 북한 교수, 대학생들과 학술교류를 가졌다.
작년부터 추진된 이번 행사에는 이스라엘의 아론 치에하노베르 박사(2004년 화학상), 영국의 리처드 로버츠 박사(1993년 생리의학상), 노르웨이의 핀 킨들랜드 박사(2004년 경제학상) 등이 참가했다.
우베 모라베츠 IPF 이사장은 모두발언에서 "IPF는 교육은 평화의 언어이며 대화가 평화의 첫 걸음이라고 믿는다"며 "우리는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북한을 세계로 끌어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아론 박사는 "우리는 (북한) 학생들이 지식에 목말라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며 특히 학생들의 유창한 영어 수준이 놀라웠다고 전했다.
알프레드 왕자 역시 "중등학교에서 영어는 의무교육"에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인터넷 환경에 대해서는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아론 박사는 "(대학 내에서) 인터넷 사용이 금지돼 인트라넷을 사용하고 있었다"며 "우리는 그들에게 세계와 대화하려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로버츠 박사 역시 "박사후 과정 학생 등 일부 학생들이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었는데 이들이 인터넷 자료를 다운로드 받아 인트라넷에 올려놓으면 다른 학생들이 해당 자료에 접속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 역시 북한 학생들에게 "당신들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다면 최신 과학에 접근할 수 없다"고 일러줬다고 소개했다.
북한과의 과학기술 교류가 핵개발 지원으로 연결되지 않겠느냐는 일부 기자들의 지적에 아론 박사는 "우리는 핵개발과 관련된 어떤 과학자도 만나지 않았다. 단지 기계 엔지니어와 생물학자, 화학자들을 만났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 "우리는 이 임무를 계속 수행해나가길 원한다"며 이스라엘에 있는 자신의 연구소로 북한 학자들을 초청하겠다는 뜻도 표명했다.
모라베츠 이사장은 모두발언에서 "우리의 이번 방북 목적은 (북한의) 의료 발전과 경제 분야에 대한 의견교환이었다"고 말했다.
로버츠 박사는 북한과 중국 간의 과학 협력은 여전히 이뤄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 일부 흥미로운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대답했다.
또 "북한이 실험물질 샘플을 중국에 보내면 중국 연구자들이 이 물질을 분석한다며 이는 북한이 제재 조치로 실험기구를 자체 조달할 수 없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모라베츠 이사장은 한국 당국이 최근 자신들의 방북계획에 우려를 표명한 데 대해 "방북 취소 요청은 없었고 당대회 이후로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그러나 노벨상 수상자들의 바쁜 일정 때문에 날짜를 변경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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