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6.05.27 안현배·미술사연구가)
![안현배·미술사연구가 사진](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605/27/2016052700121_0.jpg)
한국이라면 쉽게 돈을 써서 하면 되겠지만 현지에선 직접 움직여 치러내는 게 유학생다운 삶이었다.
그중 정말 부러운 것은 학위 수여식이었다.
공부를 잘 마치고 떠나는 날을 모두 꿈꾸기 때문에 그날을 알리는 연락을 받으면,
부러움의 환호와 자신에 대한 한숨이 동시에 겹친다.
유학 초기 많은 도움을 줬던 C형이 마침내 건축학교를 졸업하게 됐다.
유학 초기 많은 도움을 줬던 C형이 마침내 건축학교를 졸업하게 됐다.
졸업작품과 논문이 함께 통과되어야 하는 특성상 꽤 오래 형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이미 며칠 전부터 같은 전공의 건축과 후배들은 모형 마켓의 배경 등을 도와준다고 같이 생활하고 있었고,
나 같은 타 전공 학생들이 김밥, 음료수를 준비했다.
![칼럼 관련 일러스트](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605/27/2016052700121_1.jpg)
발표가 끝난 후 학위 전달이 마무리되고 마지막에 C형 지도교수의 순서가 되었다.
"처음 만난 가을을 기억합니다. 여기 있는 C가 나에게 와서 이런 연구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죠.
우리는 그 이후에 같이 일하면서 해결하기 힘들었던 어려운 과제를 극복했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갔습니다.
그때마다 창의적인 생각을 해내고, 성실하게 자기 일을 완성했었죠.
C 덕분에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제가 선생으로 있었던 지난 몇 년간은 진심으로 행복했습니다.
저를 선택해 함께 해주셨던 C에게 감사드립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듣고 있는 게 맞는 건가 귀를 의심했다. 말을 하는 사람이 바뀐게 아닌가 싶을 만큼.
C형의 눈 주위가 붉어졌고, 몇몇 친구는 눈 근처로 손을 올렸고 고개를 숙였다.
우리 모두는 그 속에 담긴 뜻을 알고 있었다.
느릿느릿 그리고 마음을 담아서 이야기하는 지도교수의 인사 속에 우리가 보냈던 그 힘든 시간들이 지나갔다.
그 힘든 시간을 알아주고 격려해주는 진심 말이다.
유학 생활 내내 항상 기억하고 싶은 우리들의 멋진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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