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6.07.30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들판의 메추라기 들판의 메추라기 날씨 춥고 북풍 매서운 세모라 들판의 메추라기 | 野田鶉行 野田鶉(야전순) 結巢蒿荻叢(결소호적총) 歲暮天寒北風勁(세모천한북풍경) 野田鶉(야전순) |
숙종 때의 시인 유하(柳下) 홍세태(洪世泰·1653∼1725)가
1705년 황해도 옹진에 머물 때 지었다.
시인은 매사냥을 감독하는 자리에 있었다.
사냥 잘하는 매를 보는 것은 신나고 호쾌하다.
그런데 갈대밭에 숨어사는 메추리가 눈에 들어왔다.
겨울 하늘 아래 매의 눈초리를 벗어날 수는 없을 것만 같다.
그렇게 위태위태해 보여도 갈대밭 속에서 메추라기는 잘도 산다.
분명 저것이 하늘 아래 사물이 살아가는 이치리라.
아무리 작고 힘없어도 제 생명 누리며 살 권능을 부여받았다고
메추라기가 말을 전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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