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많은 사람이 북한 정권이 붕괴한다고 예상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은 항상 틀렸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북한의 생존은 점점 더 중국에 달렸다. 결과적으로 북한 정권은 잠재적으로 취약하다. 하지만 베이징은 평양에 압력을 넣으려는 의지가 점점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개적으로 북한 정권교체(regime change)를 말하는 것은 역효과를 부를 가능성이 크다. 정권교체를 말하면 북한의 김씨 왕조에 대한 중국의 지원이 오히려 확대될 것이다. 북한 정권이 생존할 가능성이 커진다.
북한의 정권교체는 어떻게 가능할까. 북한에 대한 논의에서 ‘붕괴(collapse)’라는 개념이 종종 사용된다. 하지만 붕괴는 그리 유용하지도 않은 데다 개념 자체가 별로 명료하지 않다. 일당지배 정권이 다스리는 북한은 시리아나 내전이 벌어진 아프리카 국가들과는 달리 약한 국가도 아니고 ‘실패한 국가(failed state)’도 아니다. 북한이 리비아와 같은 방식으로 ‘붕괴’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르헨티나·필리핀·폴란드·한국 등 사례들을 보면 밑으로부터 대중을 동원하려면 노조나 교회 같은 탄탄한 시민사회 조직이 필요하다. 북한에는 그런 조직이 없다. 동부유럽 국가들의 민주화는 사실 비정상적이었다. 대부분의 일당 정권은 민주화되는 것이 아니라 군부통치로 바뀌거나 러시아 처럼 어느 정도 경쟁이 허용되는 권위주의 정치 형태로 바뀐다. 아시아의 경우 중국·베트남·라오스 같은 공산주의 정권은 놀라운 회복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하지만 북한 경제는 점점 더 취약해지고 있다. 또 북한의 고립이 정권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저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