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박물관은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건너온 뒤 1960년대 인권운동을 거쳐 미국 사회의 축으로 자리 잡은 흑인들의 역사를 담았다. 스미스소니언 재단에 속한 박물관으로 2003년 건립 관련 법안에 처음으로 서명했던 대통령이 부시 다. 이곳에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 부시 전 대통령 부부가 나란히 참석하며 미국 국민에게 흑백 갈등을 극복하자는 말 없는 메시지가 전달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곳은 단지 흑인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모든 미국인의 것”이라며 “이 박물관은 ‘우리 모두가 미국’ 임을 역설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의 영광은 승리로부터만 오는 게 아니라 우리가 최고의 이상에 맞춰 계속 우리를 바꾼 데도 있다”며 “나 또한 미국이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 박물관은 진실을 위한 우리의 헌신을 보여준다”며 “위대한 나라는 역사를 감추지 않으며 오점을 직시해 이를 바로잡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개관식 행사에선 미셸 오바마 여사가 부시 전 대통령을 옆에서 껴안는 장면도 등장했다. 이 사진도 트위터 등에서 퍼졌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게 미국이다! 우리는 생각이 달라도 서로를 증오하지 않는다!”라고 올렸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