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6.10.01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병석의 나를 위로하다 | 病中自慰 尙期他日戰勝肥(상기타일전승비)
謝世何妨見客稀(사세하방견객희)
外途橫鶩晩知歸(외도횡목만지귀)
近裏工夫或庶幾(근리공부혹서기) |
경상도 흥해 사람 농수(農叟) 최천익(崔天翼· 1712~1779)이 지었다. 중년에 병이 생겨 몸져누워 있었다.
몸이 수척해졌으나 마음을 고쳐먹고 양식을 쌓아 앞으로는 마음이나 부자가 되겠노라고 다짐해본다.
병석에 누우니 좋은 점도 있다. 문 닫아걸고 차분히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세상과 담쌓고서 남들과 억지로 어울리지 않아도 된다.
모든 것이 중년 들어 새로운 사업을 벌여서 생겼다.
천방지축 날뛰다가 결국 허망한 일로 귀결되고 그제야 내 길이 아닌 줄 알았다.
책을 읽으며 차분히 내 본분을 생각하고 심신을 추스른다면
병석에 누워 있는 지금이 더 나은 인생을 향한 전환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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