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6.10.01 선우정 논설위원)
일제가 핵무기 개발에 손을 댄 건 태평양전쟁 말기다. 미국보다 1~2년 뒤진 시점이었다.
일제가 당시 원료 확보를 위해 주목한 곳이 식민지 한반도의 북쪽 지역이다.
평안북도와 황해도 광산에서 우라늄을 품은 광물이 많이 나오고 있었다.
당시 일제는 황해도 국근광산에서 산출한 광물 '퍼거소나이트'를 제련해 원폭 제조에 필요한 우라늄 235의
절반가량을 얻으려고 했다.
▶사실로 증명되지 않았으나 전쟁 말기 일제가 원폭 실험에 성공했다는 주장이 있다.
▶사실로 증명되지 않았으나 전쟁 말기 일제가 원폭 실험에 성공했다는 주장이 있다.
이때 거론되는 원폭 실험 장소가 함경남도 흥남이다. 핵무기 제조에는 막대한 전력(電力)이 필요하다.
당시 흥남은 한반도는 물론 일본·만주·대만 통틀어 전력 공급이 가장 잘되는 지역이었다.
압록강 지류인 부전강의 수력 덕분이다.
아시아 최대 비료 공장이 흥남에 들어선 것도 부전강이 생산한 전력이 기반이었다.
▶북한이 남한보다 일제가 남긴 산업 유산 면에서 훨씬 큰 혜택을 받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일제는 민관이 함께 제철·화학·전력 등 당시로선 첨단 산업을 북한에서 일으켰다.
1940년 북한 지역의 1인당 광공업 생산액은 남한 지역의 두 배에 달했다.
물론 일제가 북한을 개발한 것은 식민지 사람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식민지의 풍부한 자원을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일제는 북한을 '광물의 표본실'이라고 했다.
특히 전쟁에 사용되는 광물이 많았다.
일제가 북한에 만든 무기 공장은 몇 년 후 북한의 남한 침략에 그대로 이용됐다.
▶북한의 풍부한 광물은 6·25 전쟁의 재원이 되기도 했다.
▶북한의 풍부한 광물은 6·25 전쟁의 재원이 되기도 했다.
과거엔 소련이 '공산 형제국' 북한을 물심양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은 소총 하나 공짜가 없었다.
북한은 소련제 전차·전투기·중화기를 얻은 대가로 소련에 금·철·비철금속·화학제품·쌀을 지불했다.
유엔군과 북한·중공군이 사생결단의 전투를 벌이는 순간에도 북한의 광물을 산더미처럼 실은 배는 어김없이 소련을 향했다.
소련이 2차대전 때 입은 손실을 6·25 때 보전했다는 얘기도 있다.
▶미국이 대북 제재의 강력한 수단으로 북한의 석탄 수출을 막는다고 한다.
▶미국이 대북 제재의 강력한 수단으로 북한의 석탄 수출을 막는다고 한다.
북한의 석탄 수출은 전체 수출액의 3분의 1 규모라니 철저히 막을 수만 있다면 북한 정권의 기반을 흔들지 모른다.
해방 후 70년이 넘었건만 북한은 여전히 땅을 파서 먹고살고 있다.
천혜의 선물을 악용해 흉계를 꾸미는 것도 여전하다.
전쟁도 모자라 이젠 형제를 몰살하는 핵폭탄인가.
일제 강점기 때 그랬듯 북한 광물은 김씨 왕조의 발밑에 있는 한 민족의 축복이 아니다.
통일 때까지 땅속 그대로 있는 게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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