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날짜를 잡고 식장은 예약됐다. 청첩장은 이미 수백 부가 발송됐다. 뒤늦게 서로가 결혼 상대가 아니라는 끔찍한 결론에 이르렀다. 어떻게 해야할까?
드라마 같은 현실에 닥친 이 여성이 당장 취해야 할 행동은 청첩장을 받은 지인들이 헛걸음 하지 않게 결혼식 취소 사실을 알려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24살의 호주 여성이 결혼식 3개월 전의 안타까운 파혼을 삶을 긍정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는 훈훈한 이야기로 바꿔 놓아 화제가 되고 있다.
17일 호주언론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시드니에 사는 직장인 안젤라 탄은 하이스쿨(중고교과정) 시절 3살 연상의 선배와 사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대학을 가고 취업을 하면서 2015년 중반 결혼을 약속했다. 돈을 모아 결혼식을 하기로 하면서 결혼일은 다소 미뤄졌다.
약혼하고 함께 지내는 시간이 더 많아지고 결혼이라는 현실 앞에서 상대의 흠이나 생각의 차이도 커져 보일 수밖에 없었다.
본격적으로 결혼 계획을 세우면서 다툼도 잦아졌고, 안젤라는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불신과 불만을 약혼자에게 작심하고 털어놓기도 했다.
안젤라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 그는 바로 아이를 갖길 원했고 나는 그렇지 않았다. 나는 여행을 원했지만, 그는 저축을 바랐다. 그는 고국으로 돌아가 일자리를 잡기를 원했지만, 나는 반대했다"라고 일간 데일리 메일에 말했다.
사귈 때는 이런 이야기들에 건성건성 넘어갔지만, 약혼하고 나서는 이것들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안젤라는 덧붙였다.
두 사람은 결국 지난해 성탄절이 지나고 결혼식을 취소하기로 합의했다. 문제는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청첩장이 발송됐다는 점이었다.
갑작스런 파혼에 허둥대던 안젤라에게 동료 한 명이 뜻밖의 제안을 내놓았다.
식장, 꽃장식, 연회 등의 예약에 쓰인 큰 돈을 그냥 날리는 대신 친구와 직장 동료들을 초청해 자선 모금 행사를 열자는 것이었다.
안젤라는 "결혼하기로 한 날을 감출 수는 없었고 우울한 기억보다는 좀 긍정적인 날로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 약혼자도 이런 계획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안젤라는 모금액 전부를 외국 빈곤층의 자활을 돕는 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그는 "세상에는 사회 경제적 환경 때문에 잘못된 결혼임을 알면서도 이를 거부할 수조차 없는 여성들이 있다"며 "내가 나의 결혼에 관해 결정한 것처럼 이들 여성에게 재정적 도움을 줘 나처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라고 말했다.
자선 행사는 다음 달 8일 열리며, 이번 행사의 취지에 동참하는 사람들을 위한 온라인 모금 활동도 벌어지고 있다.
꽃장식 업체와 연회 업체도 행사 취지를 듣고는 행사 비용 일부를 받지 않기로 하면서 안젤라를 후원하고 나섰다.
윤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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