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朝鮮칼럼 The Column] 중국, 기회이면서 위협인 나라

바람아님 2017. 4. 8. 07:26

(朝鮮칼럼 2017.04.08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한때 강한 해군력 보유했던 中, 航母 앞세워 해양 패권국 再부상 

가짜 쌀·분유 만드는 후진국서 첨단 산업국으로 빠르게 변신 중 

우리에게 기회일까, 위기 될까… 대권 경쟁자들 깊이 고민해야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우리 정부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 결정 방침에 대한 중국의 쩨쩨한 보복 조치는 무척이나 

실망스럽다. 심지어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반한(反韓) 구호를 외치게 하는 장면을 보노라면 안쓰럽기까지 

하다. 이런 모습을 본 많은 사람은 중국이 대국답지 않다고 말한다. 

'대국답다'는 것은 그들의 정치·경제적 이해에 지나치게 매달리지 않고 작은 나라에 관대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지만 중국은 대국이므로 반드시 그런 태도를 보여야 마땅하다고 

믿는다면 오히려 우리가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는 것일 수 있다. 

역사적으로 대국은 늘 주변 국가를 억누르고 자기들 뜻에 따르도록 강제하려 했다.


진(秦)의 천하 통일 이후 중국에는 늘 제국이 자리 잡았다. 이 점이 유럽사와 중국사의 가장 큰 차이다. 

유럽에서는 로마제국이 몰락한 이후 대륙 전체가 한 제국으로 통일된 적이 없고, 대신 프랑스나 영국·네덜란드 같은 

국민국가로 분할되었다. 

이와 달리 강력한 통일 제국이 중원을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이 동아시아 역사의 기본 배경이다. 

제국은 주변의 작은 나라를 상대로 종주국 행세를 하며 복종의 예를 요구하는 조공 질서를 성립시켰다. 

우리로서는 강력한 제국을 이웃으로 두고 살아야 하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중국에 정면으로 맞서다 장렬하게 패망하기보다는 적당한 균형을 이루며 독립을 유지해 온 것이 

현명한 대처 방식으로 보인다.


중국에 대해 생각할 때 주의해야 할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 

우리는 관성적으로 중국을 자기 내부에 갇힌 대륙 제국으로만 보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그 어느 제국이든 해외 팽창을 시도하지 않고 완전히 내부에만 갇힌 경우는 없다. 

중국의 역대 제국 역시 매우 강한 해양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당대 세계 최고 수준의 해군력을 과시했던 환관 정화(鄭和·1371~1433)의 남해 원정이 가장 극명한 사례다. 

다만 그 뒤부터 명나라와 청나라가 바다를 버리고 대륙 내부로 향한 것은 분명하며, 이것이 중국이 세계사의 

큰 흐름에서 뒤처지게 된 계기라 할 수 있다. 

오늘날 중국은 원래의 해양 강국 면모를 되찾으려 하는 중이다.


중국의 역사적 특성은 많은 부분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오늘날 중국은 형식적으로는 공화국이지만 여전히 '제국'과 같은 행태를 보인다. 

더 나아가서 철 지난 '제국주의' 성향까지 드러낸다. 중국은 전 세계 바다로 팽창해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항공모함을 건조하고 대양 해군을 건설하는 중이다. 

주변 해역에서 제해권 확대를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베트남·필리핀과 충돌을 피하지 않는다. 

중국은 태국 남부의 크라 지협(地峽)을 관통하는 타이 운하, 심지어는 미국의 바로 턱밑에 니카라과 운하를 건설해 주겠다고 

제안한다.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지만 현재 중국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중국은 미래 세계의 패권을 노린다.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최근까지 중국산 제품은 '싸구려 모조품' 이미지가 강했다. 

가짜 계란, 가짜 쌀, 가짜 술은 약과고 아기들의 건강에 치명적인 가짜 분유까지 만들어 유통했다. 

아직 이런 후진적 측면이 많이 남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면만 보고 중국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측면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 중인 중국의 산업 기술이다.


얼마 전 중국 경제 중심지 중 한 곳인 선전(深�)에 가 보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100층 넘는 건물이 즐비했고, 도시 곳곳에 초고층 건물을 짓고 있었다. 일부 번화한 지역은 미국이나 유럽 도시를 방불케 한다.

전 세계 드론 시장의 80% 정도를 지배하는 회사(DJI)를 비롯해 최첨단 산업이 우후죽순으로 발전하고 있다. 

여기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기 위해 급조하다시피 만든 남방과기대(南方科技大)는 자신들 말로 돈은 신경 쓰지 않고 

세계의 인재를 끌어모으는 중이다. 여전히 못살고 모조 제품을 만드는 중국과 최고 인력을 동원하여 최첨단 산업을 

발전시키는 중국이 혼재해 있지만, 미래 방향이 후자 쪽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중국은 대국으로서 자신감이 넘치는 동시에 서구 열강과 일본에 처절하게 패배했던 역사적 경험에서 오는 피해 의식 또한 

강렬하다. 이런 나라를 이웃으로 둔 것은 위협이자 동시에 기회다. 문제는 우리 자신이다. 

위기 상황에서 정부는 표류 중이고 국민은 양분되어 있다. 

이 절체절명 시기에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후보들에게 과연 세계의 변화를 거시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우리의 미래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