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이 있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한국의 고서적과 고지도 유일본·희귀본 등이 소장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지희 국립중앙도서관 학예연구사는 김효경 국립중앙도서관 학예연구사, 이혜은 숙명여대 교수와 함께 지난해 5월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필사본장서부에 보관돼 있는 한국 고문헌을 최초로 실물 전수 조사해 134종·306책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137종·316책보다는 3종·10책이 적은 것이다. 이들 책은 중국과 일본의 고서였으나 한국 책으로 잘못 분류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한국 고문헌 134종 가운데 8종은 고문헌의 낱장 혹은 부적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1377년 간행된 직지심체요절보다 7년 앞선 1370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책인 ‘육조대사법보단경’(六祖大師法寶檀經)과 국내에서 보물로 지정돼 있는 조선 초기 ‘능엄경’(楞嚴經)도 확인됐다.
능엄경 10권, 5책은 1401년에 새긴 목판을 활용해 1456년 찍은 책으로, 서적의 보존 상태와 구성이 완벽하다. 국립중앙박물관에도 1401년 판본이 있으나, 첫 번째권의 서문과 권수 부분이 떨어져 나갔다. 15세기에 나온 ‘능엄경’은 낱권도 보물로 지정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본은 학술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18세기 고지도인 ‘관서전도’(關西全圖)와 ‘영연도’(嶺沿圖)도 이번 조사를 통해 처음으로 존재가 확인됐다. 평안도 지역 지도인 ‘관서전도’는 가로 218.8㎝, 세로 162㎝인 대형 지도다. 1770년 영조의 명을 받아 신경준이 제작한 도별 지도와 흡사한 유물이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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